- 7268만 원 긁고 559만 원 챙겨
- 보조금법 위반 혐의 9명 檢 송치
- 모니터링 시스템 필요성 제기
소상공인 간편결제 시스템 ‘제로페이’ 페이백을 노리고 수천만 원을 허위 결제하는 수법으로 국고 보조금을 타낸 상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소상공인 매출 증진을 위해 마련된 제로페이 시스템 감시망이 허술한 점을 파악하고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허위 결제를 통해 수백만 원대 국고 보조금을 부정하게 타낸 혐의(보조금법 위반)로 50대 A 씨 등 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피의자들은 부산에서 식품 관련 유통업을 하는 상인과 거래처 관계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A 씨 가게에서 제로페이를 이용해 322회에 걸쳐 7268만 원을 허위로 결제하고, 페이백 559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거래처 관계자 B 씨와 짜고 둘 사이에 생긴 외상대금을 제로페이 페이백을 통해 청산하기로 공모했다. 제로페이는 영세상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으로, 정부는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소비자에게 페이백 형태로 국고 보조금을 지급한다. 사건 당시 부산의 제로페이 페이백 비율은 약 8%였다. 피의자들은 가족과 친척 등 주변인을 동원해 A 씨 가게에서 7000만 원 넘게 제로페이 결제를 한 뒤, 이 결제의 페이백 몫으로 주어진 보조금을 부정하게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경찰이 제로페이 페이백과 관련한 의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한 전국 첫 사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법과 혐의 특정을 위해 담당 부처인 중소기업벤처부 등과 여러 차례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현행 제로페이 운영 체계상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의심 거래’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점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범죄 전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이 공모해 수백만 원의 국고 보조금을 손쉽게 빼돌린 사건”이라며 “유사한 범행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로페이가 전국으로 확대된 2019년 이후 가맹점과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페이백 비율도 높아져 모니터링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가맹점 수가 5만 곳에 육박하며, 380억 원이 제로페이로 결제됐다. 시민 이용률도 높아져 지난해에는 10월에 예산이 바닥나 페이백 이벤트가 조기 종료되기도 했다.
부산지역 제로페이 페이백 비율은 다음 달 말까지 상향된 10% 수준에서 지급되며, 특정 은행 결제 앱을 이용하면 최고 12%의 페이백 비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