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2주년 3·1절 기념사를 통해 한일 미래 협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100년 전에도 분투했던 의료진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1일 서울 정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며 교훈을 얻어야 하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과거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협력은 동북아의 안정과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 이웃나라 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기념사는 한일 양국의 과거사와 미래 협력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기존의 ‘투트랙’ 기조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미래 협력에 방점을 둬 과거 기념사와 비교해 화해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화해 메시지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변화하는 국제정세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시점에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3각 협력’ 강화 기조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극복에 이웃나라와의 연대·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한일관계 정상화는 절박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념사에서는 100년 전 의학도들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1918년과 이듬해 각각 스페인 독감과 콜레라가 유행했을 때 일제는 식민지 백성을 지켜주지 못했다”며 “척박한 의료 현실에서 의학도들은 3·1 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과거 의료인의 헌신을 떠올린 것은 코로나 대응 현장의 의료인들을 응원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일부 연합뉴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