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60명 ‘조건부 찬성’ 작성
현재 건설 중인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의 차량기지창 이전과 관련한 주민 공청회 의견서를 대필·위조했다는 의혹(국제신문 지난 1일 자 9면 보도)이 사실로 드러났다. 하단 SK뷰 아파트 전 관리사무소 소장은 의견서 대필에 가담했다고 시인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필을 지시한 배후세력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23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하단SK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당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이 모 소장과 직원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발했다. 2018년 3월 15일 공청회 직후 이 소장과 직원들이 아파트 주민 60명의 의견서를 ‘조건부 이전 찬성’으로 대리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 전 소장은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청회 직후 아파트 부녀회로부터 주민 의견서 100여 장을 전달받았다. 부녀회장이 한 장을 꺼내 직접 작성했고, 나머지는 소장인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 며칠 뒤 부녀회장으로부터 부산교통공사 직원이 의견서를 받으러 온다는 연락을 받고 직원들과 대리 작성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이 전 소장은 대리 작성이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정식 절차를 밟은 공문 형식이 아니었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머릿수만 채워 주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필한 사실은 맞지만,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사상~하단선의 차량기지창을 사하구 승학산 자락에 건립할 예정이었지만, SK뷰 주민 반대로 아파트 뒤쪽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사상구에서 열린 공청회는 대부분 사상구 주민이 참석했으며, SK뷰 주민은 관리사무소 직원을 포함 해 채 10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