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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 살인사건’ 억울한 옥살이…31년 만에 무죄

부산고법 장동익·최인철 재심

  • 국제신문
  • 김민주 기자
  •  |  입력 : 2021-02-04 22:33:59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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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고문·조작에 범인 누명
- 21년간 복역 … 사법부 사과
- 최 씨, 공무원 사칭은 유죄

고문과 가혹 행위를 동원한 강압 수사로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21년간 투옥됐던 피해자들이 사건 발생 31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재판부는 법정이 인권 보호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최인철(왼쪽) 씨와 장동익 씨가 4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손을 맞잡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부산고법 제1형사부(곽병수 부장판사)는 4일 강도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장동익(63), 최인철(60) 씨가 제기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명 가운데 최 씨의 공무원 사칭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인정했지만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장 씨와 최 씨는 1990년 1월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서 발생한 ‘낙동강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 여성 1명이 성폭행당한 뒤 끔찍하게 살해됐고, 함께 있던 남성은 상해를 입은 채 가까스로 몸을 피한 사건이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만에 다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두 사람이 범인으로 몰렸다. 강압 수사로 범행을 자백한 두 사람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21년간 복역한 뒤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다.

이후 검경이 강압 수사로 범인을 날조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대검 과거사위원회도 2019년 ‘수사 과정에서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된 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의 혐의에 대한 1심은 부산지법에서, 2심은 부산고법에서 진행됐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2심부터 변론을 맡았다. 재심 청구를 받은 부산고법은 지난해 1월 두 사람의 재심을 결정했다.

이날 선고에서 재판부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고문행위를 포함한 불법적인 수사 끝에 두 사람에게 강도살인, 강도상해, 강도강간, 감금 등 끔찍한 혐의를 뒤집어 씌웠다고 밝히면서 “고문과 가혹행위로 이뤄진 자백은 증거 능력이 없어 피고들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 판결을 내린다”고 판시했다.

곽 부장판사는 “경찰에서의 가혹 행위와 제출된 증거가 모두 법원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다. 그로 인해 피고들은 21년이 넘는 오랜 기간 수감생활을 하는 고통을 겪었다”며 “법원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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