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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최저임금訴 또 승소…경영난 호소 업계 “항소·헌소”

430여 명, 회사 상대 일부 승소…위헌심판제청 신청은 언급 없어

  • 국제신문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1-01-28 21:44:45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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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불임금 1800억 원 대 추산
- 조합 “항소 공탁금 마련도 난항”

부산 택시업계와 기사들 사이에 최저임금 소송전(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8면 보도)이 진행되는 가운데 법원에서 기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1심 판결이 추가로 이뤄졌다. 택시업계는 1심 선고대로 기사들에게 임금을 지급해 줄 경우 줄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호소하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지법 민사6부(정성호 부장판사)는 택시기사 430여 명이 부산지역 택시회사 39곳을 상대로 76억 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청구 소송 13건의 선고공판을 28일 열어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앞서 택시기사 330여 명이 같은 내용으로 제기한 소송의 1심에서도 지난해 9월 기사들이 일부 승소했다. 부산시택시운송조합에 따르면 운행 택시 대수가 100대 넘는 부산 택시업체 100곳에서 2000여 명 규모로 1800억 원대 체불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소송의 발단은 2009년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택시기사의 임금은 기본급과 수당, 초과운송 수입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이 가운데 초과운송 수입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전국 택시업계가 진통을 겪었다. 부산의 경우 최근 10년간 노사합의를 거쳐 기사의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5시간40분에서 4시간30분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문제에 대처해왔다.

문제는 경기도의 한 택시업체가 기사의 소정근로시간을 3개월 만에 8시간에서 4시간으로 급격하게 조정하고, 이에 반발해 기사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2019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사건에 대해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을 맞추는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이 소송에서 기사들이 최종 승소하자 부산에서도 택시기사들이 업체를 상대로 줄소송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내려진 기사 700여 명의 1심 소송에서 재판부는 업체별로 소정근로시간의 차액 만큼 계산해 노동자들이 일한 기간 만큼 돌려주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수세에 몰린 택시조합이 이날 선고된 13건 가운데 1건에 걸어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이 받아들여질지 관심을 모았다. 택시조합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기사의 초과운송수입을 제외하도록 한 최저임금법의 위헌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조항 탓에 노사가 합의를 통해 도출한 단체협약이나 계약이 무시돼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받는다는 입장이다.

택시조합은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올 때까지 나머지 임금 소송이 연기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을 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택시조합은 사실상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조합 최동식 상무는 “지난해 9월과 오늘 이뤄진 판결로 추정해보면 나머지 임금 체불 소송에서도 기사들 승소가 예상된다. 예상 금액 1800억 원 중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회사별로 수십억 원대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항소 및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영업난이 극심했다. 항소에도 수백억 원의 공탁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출조차 어려워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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