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정상까지 덱로드 만들며
- 바위에 H빔 지지대 박아 설치
- 주민·전문가 “지역의 진산 망쳐”
부산 영도구의 영험한 산신으로 여겨지는 영도할매의 전설이 깃든 할매 바위가 덱로드 조성으로 훼손돼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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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정상 입구에 조성된 ‘무장애 덱로드’의 지지대인 강철 H빔이 할매바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덱로드는 봉래산 둘레길(6.5㎞) 공원화 사업 중의 하나로 총길이 800여 m에 이른다. 김종진 기자 |
영도구는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간 봉래산 둘레길(6.5㎞) 공원화 사업 가운데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19일 밝혔다. 봉래산 정상까지 ‘무장애 덱로드’를 만들어 도심과 해안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봉래산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다음 달 2단계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갈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2억 원이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할매 바위로 일컫는 커다란 암벽 정상 곳곳에 강철 H빔 지지대를 박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확인 결과 정상 표지석 주변 할매 바위를 전망대로 연결하면서 ‘ㄱ’ 형태의 강철을 바위에 박아 고정했으며, 덱로드 지지대인 H빔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영도 주민에게 할매 바위는 신적인 존재다. 영도할매가 지켜보기 때문에 뭍으로 이사 가려면 새벽에 이동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청학동 토박이인 김모(55) 씨는 “산 정상에 전망대가 없어도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데 굳이 신선이 살던 영도의 진산에 바위를 훼손하면서까지 설치할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향토사학자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영도할매는 부산의 어머니 같은 존재다. 임진왜란 때 가장 먼저 침략받은 곳이자 현대화 선봉장인 부산항을 지켜준 영도의 상징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그릇된 미신 찬양으로 훼손을 지적하지만 전망대 설치 후 편의성이 높아졌다. 바위가 튼튼하고 안전 계획에 따라 설치했기 때문에 위험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