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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나누다 <2> 이재성 알로이시오1968 기지장

NC 야구단 창단 이끌어낸 주역…교육격차 해소에 인생 2막 걸다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1-01-10 20:07:0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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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량 출신에 명문대만 3번 입학
- KT 입사 뒤 벤처 ‘넷마블’ 이직
- 매출 156억 달성하며 이사 승진

- 엔씨소프트로 스카우트 되면서
- 기업·사회 소통활동 나서게 돼
- 야구단 창단 뒤 사회 공헌 관심
- 소년의집 등 오랫동안 교육봉사

- 전무 역임 뒤 공익 위해 고향행
- 원도심 교육 놀이터 운영 돕고
- 비대면 교육 스타트업 등 도전

- “청년과 지식 나눌수 있어 기뻐”

명문대만 3번 합격.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 임원.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창단 주역. ‘잘 나가던’ 부산 초량동 사나이가 청소년·청년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2년 전 귀향했다. KT 대리→넷마블 사업기획이사→엔씨소프트 전무를 거쳐 교육놀이터인 부산 서구 암남동 알로이시오1968기지장으로 취임한 이재성(50) 씨가 주인공. 인생 후반전의 목표는 돈보다는 ‘공익’이다. “환경에 따라 청소년의 꿈이 제약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 오는 3월 개관을 앞둔 알로이시오기지1968에서 이 기지장을 만났다.
   
■대학도, 직장도 ‘세 번’

이 기지장은 포항공대 입학 1년 만에 제적을 당한다. ‘사회참여 금지 각서’를 요구하는 대학본부를 비판한 대자보를 붙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신대 의예과에 진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또다시 1년 만에 중퇴했다. 결국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에 들어가 동기들보다 3년 늦게 1학년을 시작한다.

‘무사히’ 학사 졸업장을 받은 그는 이동통신사 한솔PCS에서 고객만족 시스템 기획·운영 업무를 맡았다. 외환위기(IMF) 전후 한솔PCS가 KT와 합병하면서 이 기지장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 대리가 된다. 이때 이 기지장은 오히려 벤처기업이던 넷마블로 이직을 결심했다. “조금 더 도전적인 삶을 살고 싶었어요.”

지금은 누구나 넷마블을 알지만 당시에는 게임 매출이 0원인 기업이었다. KT의 상사도 ‘도대체 왜 나가나. 너 정도면 상무는 한다’며 말렸다. 넷마블 측에서도 ‘도대체 왜 여기로 오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남들 눈에는 무모한 결단이었지만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넷마블은 게임 유료화 첫 해인 2002년 매출 156억 원을 달성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 기지장도 입사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과감한 선택을 하는 담력이 부럽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기지장은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보다 ‘성공하면 합리적인 보상이 따른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나름대로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편입니다. 당시 넷마블 게임 매출이 0원이었지만 개인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잠재력을 확인했어요. 조카들에게 ‘넷마블 아니?’라고 물었는데 ‘넷마블을 왜 몰라요?’라는 반응이 돌아오더군요.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유료화 이전에 넷마블 계정이 1000만 개나 된다는 걸 보고 확신을 굳혔어요.”

■NC다이노스 창단 신청서를 내다

2006년 엔씨소프트는 인기게임 ‘리니지’의 명의 도용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해결사를 물색하다가 평소 기업의 소통을 중시하던 이 기지장을 넷마블에서 스카우트했다. 이 기지장은 ‘빠른 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과’라는 사후 처리의 정석을 통해 타격을 최소화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소통 체계도 대대적으로 재정비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창단 TF에 합류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이 기지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게임이 청소년들을 컴퓨터 앞에 묶어 둔다는 부정적 시각이 컸다. 기업은 사회와 따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 성장해야 연속성을 가진다. 게임기업 역시 문화스포츠 부문에 기여하고 청소년의 건강한 신체 활동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야구단 창단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존 8개 구단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했는데 각 구단의 속내가 달랐다. 특히 부산을 포함해 경남을 연고지로 하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의 반대가 심했다. 이 기지장은 NC의 야구단 운영 철학을 잘 전달하고자 언론이나 야구팬들과 적극 접촉했다. 새벽에 들어가는 날에 비례해 제9구단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도 높아졌다. “창원에서 창단 기자회견을 할 때 기자분들이 150명이나 와주셔서 뿌듯했어요. 평소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당시 KBO에 NC다이노스 창단 신청서를 제출한 인물이 바로 이 기지장이다. 그런 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지난해 통합 우승을 하면서 이 기지장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NC가 통합우승했을 땐 정말 감회가 남달랐어요. NC가 새로운 환경에서 팬과 하나되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이 뿌듯했습니다.”

■격차 없는 사회를 꿈꾸며

   
KT 대리, 넷마블 사업기획 이사, 엔씨소프트 전무 등 굵직한 이력을 뒤로하고 공익적 삶을 살기 시작한 이재성 알로이시오1968 기지장은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부산 소년의집 시설운영위원을 맡았던 인연으로 기지에 오게 됐다. 당시 마리아수녀회 수녀들과 함께 한 모습.
기업과 시민사회의 소통을 강조하던 그는 야구단 창단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 게임문화재단 이사와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물론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부산 소년의집 시설운영위원도 맡았다. 그는 지금도 소년의집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과 그때 받은 편지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기지장이 기업 평판을 높였다는 공을 인정해 전무로 승진시켰다.

소년의집과의 인연은 이 기장을 다시 고향으로 불러들이는 계기였다. 2019년 10월부터 소년의집학원과 부산시교육청이 설립을 추진 중인 알로이시오기지1968의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기지장을 맡게 된 것이다. 각각 2016년과 2018년 폐교한 알로이시오 중·고교 자리에 지어져 오는 3월 개관하는 알로이시오기지는 원도심과 서부산권 청소년들의 자유학기·학년제를 지원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공익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왔어요. 특히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대전제이니까요. 교육격차는 제가 어릴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더 커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소년의집 아이 상당수는 자신이 의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해요. 부산에서 큰 병원 중 하나인 고신대병원 앞에서 컸음에도 불구하고요. 환경에 따라 청소년의 꿈이 제약되는 여건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이 기지장은 청년사업에도 도전한다. 다음 달 2일부터 교육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한 비대면 교육 스타트업 퓨쳐스콜레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것이다. 열정이 샘솟는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제가 가진 소프트웨어 지식을 청년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기대된다”며 웃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제작지원 : B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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