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합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 기대
- 대도시 인·물적 ‘小블랙홀’ 우려
- 법·제도 마련 시행착오 줄여야
- 대구·경북 내달 대토론회서 확정
- 광주·전남 공항문제로 용역 난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의 비중이 50%를 넘어 비수도권을 웃도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은 절대적인 위치에 있고 소멸 위기를 겪는 지방은 수도권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수도권 일극체제는 국가의 균형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됐고, 지금대로라면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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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해 10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중앙과 지방이 수도권 일극주의의 위험성을 깨닫고 뒤늦게나마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9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 통과는 꺼져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하지만 통합행정, 규모의 경제가 지향하는 효율을 달성하려면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까다로운 절차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물꼬 튼 TK, 잰걸음 PK
행정통합이 가장 잘 진행되는 지자체로 꼽히는 대구와 경북은 2022년 7월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그 해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1명의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게 된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지난해 12월 19일에 이어 오는 9일과 30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시·도민을 대상으로 열린 토론회를 개최한다. 또 지역민 의견을 반영해 행정통합 기본계획안을 만들어 다음 달 중순께 타운홀 미팅 방식 대토론회를 열고 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경북 특별자치도를 31개 시·군·구로 조정하는 기본구상안을 내놓았다.
특별지방자치단체(광역연합) 구성으로 방향을 잡은 부산 경남 울산의 동남권 메가시티는 올해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 시·도에 메가시티를 이끌 조직이 정비되고 조만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광역연합 간담회도 계획돼 있다. 공동으로 추진할 사업의 윤곽도 오는 3월이면 나올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22년 지방선거를 통해 광역연합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주춤하는 광주·전남, 대전·세종
광주와 전남은 행정통합 논의에 합의했으나 첫 단계인 연구용역 발주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 11월 2일 용역 1년, 검토 6개월을 거친 뒤 행정통합, 경제통합 등을 추진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광주 민간공항을 내년까지 전남 무안으로 이전·통합한다는 2018년 시·도의 협약 이행을 광주시가 유보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광주시가 군 공항 이전 추진과 연계해 민간공항 이전 시기를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전남도의회가 협약 파기로 간주하고 행정통합 용역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전남도 입장에서는 의회의 입장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동안 난항이 예상된다.
충청권에서는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7월 대전과 세종시의 통합을 제안하고, 충청권 메갈로폴리스(초거대도시) 개념까지 제안했으나 세종시의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여전히 지역 중심…기대·우려 공존
국제신문이 메가시티를 주제로 부울경 주민 3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국제신문 지난 1일 자 1, 3면 보도)에서 광역지자체 간 협력 정도를 묻는 설문에 응답자의 77.5%가 낙제점을 준 것은 광역통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함을 보여준다.
하나의 행정구역에서 부산(1963년)과 울산(1997년)이 경남도에서 각각 분리된 동남권은 재결합을 통해 남부권의 거점으로 경쟁력과 위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1986년 분리된 광주·전남, 1981년 분리된 대구·경북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구·경북, 광주·전남은 광주와 대구가 ‘소(小) 블랙홀’이 돼 전남과 경북의 인적·물적 자원을 흡수하는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들 지역과는 달리 부울경은 입지가 완전히 분리돼 오히려 협력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적인 변수도 많다. 통합 청사 소재지, 지방의회 체계, 단체장 선출 방식, 통합 후 시·도의 지위, 정부 재정 지원 규모와 방식 등 논의돼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산발적인 통합 논의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앙정부의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논의는 시행착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남권 메가시티는 3개 시도가 공동으로 필요성을 느끼는 사업을 우선 추진하면서 통합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