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공원 야외운동 시설로 몰려

- 거리두기 2.5단계 또 2주 연장
- 업주들 “제한적 허용” 靑 청원
- 대구 생계난 관장 극단 선택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헬스장 대신 ‘산스장’(산+헬스장)을 찾는 시민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영업 타격이 큰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운영 허용을 주장하며 국민청원에 나섰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장산 등산로에 위치한 체육공원에서 시민이 운동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장산 일대. 산 입구 쪽과 체육공원 등에 마련된 이른바 산스장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시민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는 벤치프레스와 아령 등 운동기구를 비롯해 거울과 시계도 있어 야외 헬스장이나 다름없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현재 장산 곳곳에는 약 600점의 운동 기구가 설치돼 있다.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산책로와 백양산 일대에도 전문 운동기구 등이 있어 젊은 층 위주로 많이 찾는다. 헬스 트레이너 이재민(34) 씨는 “헬스장이 장기간 문 닫으면서 운동할 수 없다 보니 근손실이 우려돼 가까운 산스장에서 자주 운동하는 편”이라며 “웬만한 기구가 다 있어 영업금지가 끝날 때까지 버티기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부산은 오는 1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실내체육시설 영업이 일괄 중단됐다. 애초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중단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3일까지 1차례 연장됐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정부는 오는 17일까지 2차례 연장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정부 대응에 생계가 달린 피트니스 업주들은 최근 국민청원에 나서는 등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PIBA)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실내체육시설의 유동적 운영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고, 이 청원에는 4일 만에 10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이 글에서 청원인은 “사람이 주로 감염되는 것은 밀폐공간에서 서로 밀접한 활동을 오래 하는 경우인데 목욕탕은 영업하고 실내체육시설은 전면 폐쇄됐다”며 “샤워장과 공용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회원 예약제 운영, 강력한 방역지침 적용 등을 통해서라도 유동적 운영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실내에서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쉽게 감염되는데 땀 흘리며 공용 운동기구를 함께 사용하는 헬스장은 더욱 위험할 수 있어 모두를 위해 참아줬으면 좋겠다”고 반대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새해 첫날 대구의 한 헬스장에서 관장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