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연 매출이 2억 원에 불과하던 온라인 영어교육 업체 야나두를 업계 선두에 올려놓은 김민철 공동대표가 목표를 이루기까지의 우여곡절과 그 과정에서 얻은 인생 철학을 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그에게 쓴맛을 보여줬던 첫 창업 당시 모습. 오찬영 PD |
■육식을 맛본 동물은 초식으로 돌아갈 수 없다
부산 영도 출신으로 동아대를 졸업한 김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돌연 사표를 던졌다.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 ‘골수’ 롯데 자이언츠 팬이던 그는 야심차게 야구 신문 ‘갈매기 타임스’를 창간했다. 신문지 응원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했지만 기대와 달랐다. 관중들은 신문을 펼치지도 않고 찢어버렸고, 이를 본 광고주 측은 아연실색하며 줄행랑쳤다. 결국 첫 사업은 8개월 만에 빚 2억 원을 안겨줬다. 절망에 빠진 김 대표에게 자극을 준 사람은 고향 선배였다. “힘들지만 딱 1년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업을 하다 결국 10개월째에 빛을 본 선배였어요. ‘8개월 했으니 2개월 더해봐라. 육식을 맛본 동물은 초식 동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에 다시 용기를 얻었습니다.”
재기를 다짐하던 그는 갈매기 타임스를 위해 찍은 사진을 보다 눈이 번쩍 뜨였다. 머리띠를 한 관중 모습에 미키마우스 머리띠에 선수 이름과 응원 문구를 붙여 팔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 결과는 대성공. 당시를 생각하면 김 대표는 지금도 눈물을 흘린다. “남은 직원 3명과 가내수공업식으로 머리띠를 만들었는데 15분 만에 100개가 팔려 50만 원을 벌었어요. 회사의 첫 수익이었습니다. 이후 모든 프로야구단 납품에 성공했어요.” 어렵게 모은 종잣돈 3억 원은 다시 EBS 토익목표달성(토목달)에 투자했다. 완강 시 환급해주는 ‘0원 강의’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토목달의 연 매출이 2억 원에서 1년6개월 만에 15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온몸이 떨릴 만큼 두려웠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성공을 발판 삼아 100평짜리 카페, 망고 수입, 도시락 제조 등 20여 개 사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포기하지 않고 새 아이템을 고민하던 그는 운명이 된 야나두를 만난다. 이쯤 돼서 그의 본격적인 성공 스토리가 나오나 싶었지만 야나두 역시 처음부터 잘 나간 건 아니다. 2016년 초 야나두는 영어 교육업체 톡톡스쿨의 콘텐츠로 EBS에 입점해 있었고 평점도 가장 높았지만 빛을 발하지 못하던 상태였다. 야나두의 잠재력을 엿본 김 대표는 토목달을 성공시킨 경험으로 자신만만하게 투자와 운영을 시작했다.
“딱 6개월 만에 50억 원이 사라졌어요. 온몸이 떨릴 만큼 두렵더라고요. 이러다 감옥에 갈 수도 있겠다 싶어서 경제사범에 대해 검색도 해봤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그럼 어쩔 수 없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자’ 싶더라구요. 뭘 해도 실패할 거 같은 그때 100% 성공하는 일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양치질 3번, 식사 3번 하기 같은 거요. 그 과정을 통해 ‘실패’를 지우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같은 시행착오의 원인은 타겟 분석 실패에 있었다. 환급 제도가 성인 시장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았던 것이다. 학생과 달리 성인은 돈보다는 영어 공부를 끝까지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야나두는 7일 장학금처럼 적극적인 동기 부여 방안을 찾았고 실패 요인들을 하나씩 개선해 나갔다. 그러자 그해 추석 연휴 하루 매출이 평소 대비 3배로 늘어나는 마법이 펼쳐졌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놀라 이유를 찾아봤더니 추석 연휴 기간 입소문이 많이 퍼진 것이었다. 그때부터 점차 매출이 늘기 시작했고 적절한 때에 20억 원의 투자 제의가 들어왔다. 이 돈으로 배우 조정석 씨가 나오는 광고를 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홈쇼핑 방송 15분 만에 14억 원 상당이 판매됐다”고 회상했다.
■인간에게 실패는 죽음뿐
끝없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 성공한 비결을 묻자 “실패를 실험이라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인간에게 실패는 죽음밖에 없다고 느꼈다. 목숨이 붙어 있는 한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 싶다. 다들 자신의 시도 결과가 좋지 않아도 긴 인생에서 만나는 하나의 실험일 뿐이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실험으로 끝내는 것과 끝까지 해내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바로 절박함과 성취감이다.
그는 “머리띠 사업은 안 하면 안 되니까 노점상 차리기도 마다하지 않았고, 토목달과 야나두도 중간에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주고 피드백을 받는 게 좋았다. ‘영어를 하게 해줘 감사하다’는 수강후기를 살펴보는 게 정말 즐거웠다”며 “돈 버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기보다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면 어려운 일이 있어도 중간에 멈추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몸소 부딪혀 얻은 노하우를 나누는 데도 열심이다. 수년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꾸준히 강연에도 나서 청년들의 목표 의식과 열정을 일깨워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연 활동으로 얻은 수익을 전액 기부해 단체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는 자신 역시 과거에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받았기에 돌려주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사업이 망하거나 자금이 필요할 때 나라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이 같은 사회안전망 덕분에 저 같은 사람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돈 버는 것만이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제작지원 : BNK

[이슈] 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