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호포역~靑 ‘희망 뚜벅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복직이 사실상 결렬됐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30일 ‘김진숙 희망 뚜벅이’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제공

한진중은 김 위원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에 재채용과 위로금 지급을 제안했지만, 금속노조가 이를 거부했다고 30일 밝혔다. 1981년 입사한 김 위원은 31일까지 복직하지 못하면 한진중의 ‘유일하고 영원한’ 해고자가 된다.

한진중은 형평성과 노사 합의, 업무상 배임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지만, 양측이 제시한 위로금의 액수 차이가 크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1986년 김 위원 해고가 정당하다는 사법부 판결이 존재하고 2010년에 김 위원이 스스로 재심을 취하했기 때문에 복직시킬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아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위로금도 임원들로부터 걷었고,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자리에 사측이 제대로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김 위원의 복직 기한에 상관없이 매일 영도 조선소 앞에서 시위를 비롯한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 위원은 지난 6월 복직 촉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투쟁을 이어왔다.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에 용접공으로 입사해 1986년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지적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돼 고문당하고 해고됐다. 2011년에는 정리해고 반대 요구를 내걸고 영도조선소 타워크레인에 올라 309일 동안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와 부산시의회는 김 위원의 정년 내 복직을 촉구하는 특별결의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은 이날 오전 11시 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서 출발해 청와대까지 걷는 ‘김진숙 희망 뚜벅이’를 시작했다. 그는 SNS를 통해 “연말까지 기다렸지만 답이 없어 청와대까지 가보려구요. 복직 없이 정년 없습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암 투병 중인 몸 상태를 고려해 하루 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걸을 예정이다. 배지열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