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청약으로 아파트 공급계약 취소 사태를 맞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자이(국제신문 28일 자 3면 보도)의 영향으로 시민 사이에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자신이 매입한 아파트가 이번 사건처럼 부정청약이 확인되면 언제든 공급계약이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부동산 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마린시티 자이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다’는 패닉(공포)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례에서 드러났듯 청약 물건 중 일반 추첨을 제외한 ‘신혼특별공급’ ‘다자녀 가산점 공급’ 등 물량에는 부정청약의 가능성이 높은 데다, 당국의 조사로 부정이 확인되면 사업시행자가 현 입주자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부정청약은 공소시효도 없고, 현행 주택법 상으로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불안감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구) 지역이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지역 부동산 거래가 급증한 것도 ‘혹시나’하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와 올해 해·수·동 지역과 부산진구 등 신축 아파트 청약마다 경쟁률이 높았다. 이후 거래도 활발했다”며 “이 청약 물건을 사들인 이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문의해오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는 “청약에 당첨된 물건을 사들였는데, 계약 당시 일반 추첨인지 특별공급 물량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도록 주택법을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만 실제 법 개정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부동산 관련법 전문 변호사인 염정욱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은 위조 혹은 무효인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처럼 문제가 있는 등기에 속아 거래했더라도 구매자를 보호하지 않는 법 원리를 취하고 있다”며 “토지 미등기 문제 등을 해결해 시스템을 보완하지 않으면 법을 개정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실도 “피해 입주민과 국토부의 면담 추진 등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지만, 주택 문제는 워낙 예민하고 복잡해 자칫 개정안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 등을 폭넓게 살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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