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고무신인 백신을 신고 다니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는데…. 우스개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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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의 어원이 되는 카우인 바카. |
16세기 유럽인들이 뿌린 바이러스는 남아메리카 원주민 몸 세포핵 속으로 들어가 유전자 DNA의 사슬구조를 교란시켰다. 면역력이 없던 원주민들은 콩처럼 생긴 물집(水疱)이 전신에 퍼지는 천연두에 걸려 남미 인구 2500만 명 중 90%가 죽었다. 겨우 살아 남았더라도 얼굴에 얽힌 곰보자국이 남았다. 천연두는 전 세계로 번졌다. 이 때 영국에 제너(Edward Jenner 1749~1823)가 구세주처럼 등장한다. 그는 암소 젖을 짜느라 손에 가벼운 우두(cowpox)에 걸리면 치명적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소에서 나온 고름인 우두를 접종하면 천연두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천연두 백신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석영(1855~1935)은 우두접종법인 종두법(種痘法)을 보급했다. 덕분에 내 왼팔에도 우두(牛痘) 주사 자국이 있다.
천연두 예방주사 흔적인 우두 자국에서 우(牛)는 소다. 젖을 가진 암소인 카우(cow)다. 라틴어로 바카다. 바카(vacca)로부터 얻은 약(medicine)인 암소약 백신(vaccine)은 암소에서 왔다. 인류를 천연두라는 잔혹한 질병으로부터 구한 거룩한 소다. 부처가 된 싯다르타의 성(姓)도 거룩한 소인 고타마다. 그만큼 소는 신성시되었다. 이 시대 소는 맛있는 고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고기를 먹는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의 소비 대상일 뿐이다. 덕분에 누(gnu)라는 야생소는 멸종했어도 시장 가치가 큰 목장소는 멸종하지 않았다는데…. 그렇게 온통 경제학적으로만 해석하며 전 세계 경제학 강의실을 점령한 책이 ‘맨큐의 경제학’이다. 말은 맞다만 맘에 안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