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의 유행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전체 의료기관의 5%에 불과한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치료했다. 부산의료원은 340만 명이 사는 부산의 유일한 코로나전담 공공병원이고 현재도 전체 병상을 비워서 코로나 환자만 입원시켜 치료하고 있다. 지난 11개월 동안 시민도 지쳐가지만 코로나19 전선의 최전방에 있는 방역 관계자와 의료진은 그야말로 심신이 아주 피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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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료원 음압병동에서 근무하는 방호복 차림의 의료진이 ‘화이팅’이 적힌 창 너머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
3차 유행에 진입하면서 부산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 집단감염이 심상치 않다. 현재 부산의료원에 입원 중인 200여 명의 코로나 환자 중 거의 절반이 요양병원 환자다. 요양병원 확진 환자는 대부분 고령으로 거동이 안 되거나 치매 질환을 앓고 있어 식사 수발부터 대·소변 처리, 욕창 방지를 위한 체위 변경 등 모든 면에서 요양사의 손길이 필요하나, 음압병동에서 그 일은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간호 인력의 업무량은 한계치에 도달했다. 방호복을 입고 다니는 의료진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치매 어르신 환자로 인해 방호복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까지 기울여야 하는 게 현실이다. 낙상 위험도 높아 병동 내부를 관찰하는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처럼 병동은 항상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체력적인 소모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피로로 인한 고충도 상당하다. 매월 정기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만, 긴장감 속에 혹시 본인이 확진자가 되어 ‘가족과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라는 우려와 함께 부산의료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은근히 사회적 차별을 받은 가족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번아웃’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겨울은 절체절명의 시간이다. 백신과 치료제의 사용이 현실화될 때까지 대유행으로 가지 않게 시간을 벌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이다. 백신과 치료제 소식으로 희망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했지만 지금의 현실은 냉혹하다. 만일 대유행으로 간다면 그야말로 큰 혼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힘을 합쳐 서로 격려하고 주위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도와주고 응원하면서 올겨울을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고난도 결국은 다 지나간다. 서로 예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인 것은 맞지만 존중과 배려만이 스스로와 가족, 그리고 이웃 모두를 지킬 수 있다. 그래서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가 기대하고 희망했던 대로 시민의 힘으로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부산의료원 음압병동 의료진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확진자를 돌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이들의 메시지를 노환중 원장이 대신 전합니다. 노환중 부산의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