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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107> 통영 RCE 세자트라 숲 산책길

통영 쪽빛바다·울창한 솔밤시(솔방울) 길 … 자연에 위로받는 산책 코스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2-20 20:04:1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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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 유엔 지정 RCE 공원
- 습지생태원·연못·갈대숲 등 갖춰

- 왕복 3㎞ 경사 완만 걷기 편하고
- 군데군데 벤치 설치해 휴식 배려
- 사스레피나무·동백 등 군락 장관
- 전망대 서면 섬이 손에 잡힐 듯

경남 통영시 용남면의 한적한 바닷가에 자리 잡은 ‘통영 RCE 생태공원’은 국내 유일한 RCE 공원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곳이다. RCE는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지속 가능 발전교육 거점센터’를 말한다. 2015년 개장한 이 공원의 공식 명칭은 ‘통영 RCE 세자트라 숲’이다. 세자트라는 ‘지속 가능성과 공존’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다.

최근 들어 이 세자트라 숲에서 바닷길을 낀 오솔길을 거쳐 이순신공원에 이르는 ‘통영 RCE 세자트라 숲 산책길’이 힐링 로드로 주목받는다. 오솔길을 정비해 걷기 편한 길로 조성했고, 전망대와 쉼터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바다 조망이 빼어난 데다 울창한 수림과 연계한 이 산책로는 힐링 공간으로 적격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거리도 왕복 3㎞로 적당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에 그만이다. 이 산책로 구간에는 솔방울이 많아 일명 ‘솔밤시 길’로 불린다. 통영에서는 솔방울을 솔밤시라 부른다. 이 길은 통영시가 선정한 걷기 좋은 길 18선 중 한 곳이다.
   
통영 RCE 세자트라 숲 산책로(솔밤시 길) 구간 중 바닷가 전망이 뛰어난 코스를 한 탐방객이 걷고 있다. 박현철 기자
■갈대숲 장관 휴식공간 세자트라 숲

산책로의 시작은 통영 RCE 세자트라 숲에서 시작된다. 세자트라 숲을 찾는 길은 수월하다. 통영 미늘고개에서 통영옻칠미술관 이정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푸른 빛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는데, 바로 세자트라 숲 입구다. 한적한 모래 해변에서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일단 ‘솔밤시 길’을 탐방하기에 앞서 세자트라 숲을 한 바퀴 둘러볼 것을 권한다. 이 숲은 3층 규모의 세자트라센터를 중심으로 습지생태원, 논습지체험장, 수서체험동, 연못, 갈대숲 산책로, 잔디마당, 쉼터 등을 갖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 중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갈대숲은 장관을 이룬다. 갈대숲 사이로 덱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여유를 즐긴다.

숲을 가로지르는 개울이 바다와 만나는 기수 지역을 품어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한다. 세자트라 숲 자체가 습지와 바다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휴식공간이며, 아이들의 놀이터다. 땅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몸으로 자연스럽게 배우는 장소다. 이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에 충분하다.

■산책길 이름처럼 걷기 편한 오솔길

   
걸음을 옮겨 ‘솔밤시 길’로 향했다. ‘이순신공원’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탐방로 입구에는 ‘솔밤시 길’이라는 나무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다. 초입은 덱으로 길을 조성해 놓았으나 이내 흙길이 나온다. 걸은 지 채 몇 분 되지도 않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두 번째 전망대가 이 산책로의 하이라이트라는 걸 아는 탓에 쉬지 않고 지나쳤다. 이 전망대부터는 걷는 길에 야자 매트가 깔렸다.

길은 걷기 편하다. 오르막 내리막 경사가 거의 없는 데다 오솔길을 잘 정비해 놓아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숲 산책길이라 이름 붙인 그대로 부담 없이 걷기 편한 길이다. 500m나 걸어왔을까,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이순신공원으로 향하고 오른쪽 언덕길로 향하면 망일봉 정상으로 간다.

군데군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가 마련돼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파도 소리와 새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옆 나무 위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길래 유심히 살펴보니 청설모 한 마리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뜯어먹고는 잽싸게 옆 나무로 달아나 버렸다. 길에는 수림도 울창하다. 사스레피나무와 돈나무, 소나무, 동백 등이 군락을 이뤄 일부 구간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다.

■섬과 바다 조망 갖춘 힐링로드

두 번째 전망대의 비경은 가히 압권이다. 오솔길에서 해안으로 난 덱 계단을 내려가면 이내 푸른 바다가 가슴에 와 닿는다. 전망대 앞의 한 무인도에는 물고기 형상을 한 이름 모를 등대가 앙증스럽게 서 있다. 해변으로 내려가 보았다. 해변은 왼쪽으로는 자그마한 몽돌이, 오른편으로는 암반이 자리 잡고 있다.

파도가 밀려오며 몽돌에 부딪히는 ‘촤르르르~’ 소리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멍하게 앉아 있다 보니 절로 재충전되는 느낌이다. 오가던 사람들이 무엇을 기원했는지는 몰라도 돌탑을 정성스럽게 쌓아 놓았다. 이곳에서는 바다 건너 지척의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마리나리조트 등 미륵도 일대가 한눈에 다가온다. 전망대에서 만난 한 탐방객은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이 너무나 평온해 시간이 멈췄으면 할 정도로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길을 조금 더 가니 이내 이순신공원이다. 세자트라 숲에서 출발해 이순신공원 내 해군위령탑까지 왕복 3㎞ 구간으로 1시간여 걸린다. 산책로 갈림길에서 망일봉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왕복 2시간 거리다. 솔밤시 길은 걷는 내내 바다랑 숲이랑 친구가 되고 싶은 길이다. 소소한 행복이 걸음마다 함께하는 정겨운 산책길이다. 박현철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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