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입자 92% 타 지역 주민 확인
- 10억 들여 50채 사려던 동구
- 8채밖에 확보 못 해 차질 불가피
부산 동구 ‘쪽방촌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 철거민의 임시 거처인 수정아파트가 한 달 만에 배 이상 가격이 뛴 것은 투기 세력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국제신문 지난달 16일 자 1면 보도)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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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 수정아파트 전경. 국제신문DB |
동구가 지난 10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두 달간 수정아파트의 부동산 거래 매도·매수자 주민등록상 소재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거래자의 절대다수가 외지인이었다.
전체 거래 151건 중 92.1%(139건)는 주민이 아닌 다른 시·도·구·군의 사람이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이 이 아파트를 사들인 건 8%(12건)에 불과했다. 타지인이 판 경우도 60.9%(92건)에 달했다.
공인중개사의 중개를 거친 경우는 145건이다. 이 중 동구 바깥에 위치한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맡은 건 27건이다. 절반가량(14곳)은 해운대구에 있는 공인중개사였다.
동구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최근 수정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이끈 건 동구 바깥에 사는 사람들이란 의혹이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정아파트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 ‘쪽방촌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발표된 이후 지속해서 가격이 상승했다. 3000만 원대에서 지난달 15일 기준 최고 83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기존 시세의 2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11일에는 1억2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이달 수정아파트 거래 정보를 보면, 9000만 원 이상의 가격에 체결된 계약이 6건에 달한다. 지난 9월과 비교해 3배 이상 가격이 폭등한 셈이다.
철거민의 안정적 이주를 목표로 이 아파트 50채를 매입하려던 동구는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동구에는 북항 재개발과 2030 부산 월드엑스포 등 이른바 ‘호재’가 많아 대체 주택 매입이 힘든 상황이다. 시세를 기준으로 수정아파트 50채를 사려면 약 50억 원이 필요하다. 구가 당초 책정했던 예산에서 5배 이상 초과하는 셈이다.
구 관계자는 “매입 예산 10억 원으로 최대 50채를 사려 했지만, 8채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중단됐다. 구가 직접 단독주택 등을 지어야 하는데,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철거민 이주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세 주민이 필요 이상으로 비싸게 이 아파트를 사들이는 피해도 우려된다. 이 때문에 동구는 수정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에 ‘노인 등이 이 아파트를 6000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하지 않도록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