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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106> 산청군 항노화 산들길

경호강 빼어난 경관 벗 삼아 산청읍 한 바퀴… 한방약초·족욕 체험도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20-12-06 19:56:15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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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림의 길 등 4개 코스 6.5㎞
- 책 포개 놓은 듯한 절벽 눈길
- 붓끝 닮은 필봉산 등도 보여
- 은어 낚시·래프팅 즐길 수도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남 산청군은 한방약초 산업 중심지다.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청정 약초 재배지로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을 비롯해 류의태, 초삼·초객 형제 등이 의술을 펼친 한의학의 본고장이다. 산청이 품은 항노화 자원과 경호강을 연결하고 한방약초·족욕 체험을 하도록 조성한 웰빙문화·관광 탐방로가 지난 10월 개통한 항노화 산들길이다.

탐방로는 산청군이 국토교통부의 지역 수요 맞춤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국비와 군비 26억9000만 원을 들여 조성한 총 6.5㎞의 원점 회귀 코스다. 탐방로는 느림의 길, 산청한방특구길, 청춘의 길, 명상의 길 등 구간별 테마를 가진 4개 코스로 이뤄졌다. 경호강을 따라 산청읍을 순환하도록 조성돼 산청읍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항노화 산들길 1코스인 ‘느림의 길’ 초입에서 바라본 풍광. 오른쪽 경호교와 왼쪽 멀리 경호1교 사이 경호강이 유유히 흐르고 강 건너 한방약초특구 뒤로 왕산과 필봉산이 솟아 있다. 산청군 제공
■시선을 압도하는 빼어난 경관

항노화 산들길의 1코스인 ‘느림의 길’은 산청군청 뒤에서 산청군청소년수련관까지 2.4㎞ 구간이다. 시작점인 이곳에 산청 수위표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산청 수위표는 1911년 4월 남강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알기 위해 설치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인 수문 관측지점이라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절벽에 설치된 덱을 따라 걷는다. 오른쪽에 펼쳐지는 경호강의 빼어난 경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경호강에 대한 안내 입간판도 설치돼 있다. 경호강은 남강의 상류부에 속하는 길이 32㎞의 하천으로 비교적 강폭이 넓고 큰 바위가 없어 모래톱이 발달했다고 설명한다. 50m가량 가면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150m 가면 산엔청공원의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경관이 맞는다.

인근에 32억 원을 들여 환아정 재연을 위한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환아정은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영남 3대 누각의 하나로 꼽힌다. 덱 탐방로가 400m가량 이어진다. 강 건너 산봉우리가 붓끝을 닮았다는 필봉산과 마지막 가야 왕인 구형왕의 전설이 깃든 왕산이 보인다. 지나가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진다. 경호강 벼랑에 외롭게 경호정이 붙어 있다. 탐방로 왼쪽에는 책을 포개 놓은 듯한 절벽의 풍경이 아름답다. 탐방로 중간에 의자가 마련된 쉼터에서는 탐방객이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한다.

■산청읍을 휘감은 경호강

   
산청읍과 금서면을 연결하는 경호 1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교량을 건너가면 ‘산청한방특구길’ 1.64㎞가 이어진다. 한방약초특구에 자리한 약초시장은 지리산의 비옥한 토질과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등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되는 약초를 판매하는 상설시장이다.

이곳부터는 경호강을 오른쪽에 두고 탄성포장길이 시작된다. 탐방로 주변 1.5 ㎞ 구간에 10년생 왕벚나무가 심어져 벚꽃이 피는 봄을 기다리게 한다. 조금 가면 약초 재배로 유명한 장광 들녘이 펼쳐진다. 교각 위에는 통영대전고속도로에 차들이 내달린다.

오른쪽에는 은어 낚시로 유명한 경호강이 산청읍을 휘돌아 흐른다. 경호강 은어 낚시는 조금 특별한 미끼를 쓴다. 살아있는 은어로 은어를 잡는다. 이 때문에 다른 낚시와 달리 한 낚싯대에서 씨은어와 잡힌 은어 두 마리가 올라온다. 그런 만큼 손맛도 두 배다.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다른 은어를 공격하는 습성을 이용한 이른바 ‘놀림 낚시’다.

경호강 경관을 만끽하며 탐방로를 따라가니 승선장이 있는 래프팅타운이 나온다. 경호강은 국내 4대 래프팅 명소 중 한 곳으로, 수심이 낮고 강폭이 넓은 데다 급류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아 래프팅을 즐기기에 그만이라 여름철에는 많은 이용객이 찾아온다.

■호국영령들의 넋 기리는 충혼탑

래프팅타운을 지나면 조산공원이 나오고 이어 청소년수련관에서 꽃봉산 전망대로 오르는 트레킹 코스인 ‘청춘의 길’ 1.1㎞가 시작된다. 조산공원에 도착하면 ‘필봉산’ 시가 적힌 시비 뒤로 붓끝을 닮았다는 필봉산이 보인다. 인공 암벽을 등반할 수 있는 체험장이 있고 그 옆에는 롤러스케이트장이 아이들을 기다린다. 이곳에서 300m가량 가다 왼쪽 산청향교 방향으로 가면 꽃봉산이 나온다. 꽃봉산 전망대에 오르니 산청읍을 둘러싼 경호강과 멀리 지리산 등 크고 작은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청온천랜드를 지나면 산청소방서가 나온다. 산청소방서에서 수계정공원, 산청군청 뒤까지 1.5㎞는 ‘명상의 길’이다. 향교 뒷산을 따라 100m가량 가면 수계정공원이 나온다. 팔각정 옆으로 충혼탑이 있고 그 옆의 충혼각 아래로 수계정이 있다. 3·1운동 때 이곳에서 주민이 뜻을 모았다고 한다. 충혼탑은 여순반란 진압 작전과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서 산화한 호국영령의 넋을 추모한다.

공원에서 덱으로 진입하면 강삼수 경위길이다. 강삼수 경위는 산청군 출신으로 1948년 4월 산청경찰서 순경으로 채용돼 6·25전쟁 때 산청경찰서 유격대장을 맡아 공비로부터 주민을 지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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