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들 우렁찬 노래 사라지고
- 수험생만 거리두기 하며 입실
- 학교 앞 데려다 주던 부모들
- 올핸 줄지어 ‘드라이브 스루’
- 부산 부정행위 학생 16명 적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가 전국을 덮친 올해는 수능 고사장 풍경도 확 바뀌었다. 우렁찬 응원 소리는 사라지고 가벼운 덕담과 주먹인사가 이어지면서 조용하지만 정감 넘치는 분위기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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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부산 동구 경남여고에서 한 수험생이 들어가며 손 소독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3일 오전 7시께 부산 해운대고등학교 앞. 본격적인 입실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예년처럼 단체 응원을 하는 후배들이나 친구들은 보이지 않았다. 북과 꽹과리를 치며 응원 노래를 떼 지어 부르던 모습도 자연히 사라졌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정부가 수능시험장 응원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드라이브 응원’에 나섰다. 차에서 내려 교문 앞까지 바래다주던 예년과 달리 차 안에서 줄 지어 배웅하는 것으로 응원을 이어갔다. 인근 학교에서 나온 교사들은 제자들이 보일 때마다 손을 흔들며 격려하는 것으로 응원을 대신했다.
인근 수험장인 부흥고등학교도 차분하긴 마찬가지였다. 응원 도구와 노래가 사라진 고사장은 평소 학교 앞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마스크를 낀 학생들은 고사장을 확인한 뒤 거리를 두고 입실을 서둘렀다. 시험 감독관들은 방호복을 입고 교내 현관 입구에서 손 소독과 체온 측정을 도우며 만일의 감염 사태를 예방했다.
확 달라진 수능 고사장 풍경을 두고 학부모와 학생들 반응은 엇갈렸다. 학부모 권유숙(49) 씨는 “지난해 아들에 이어 올해 딸을 시험장에 데려다 주는데 그때랑 너무 다른 모습에 딸이 힘을 못 얻을까 걱정된다. 나 하나만으로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바뀐 응원 문화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재수생 김모(19) 씨는 “두 번 치는 거라 큰 떨림은 없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공부를 작년보다 더 못한 것 같아 불안하다”며 “수험장 분위기는 시험을 앞두고 평소처럼 차분하게 입실할 수 있어 차라리 조용한 올해가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이 끝난 고사장 풍경은 더욱 조용해 썰렁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해운대고에서는 일부 학부모가 차량으로 자녀를 태워 갔을 뿐 대부분 혼자 또는 친구들과 집으로 향했다. 최모(18) 군은 “코로나19 때문에 부모님께 굳이 나오지 말라고 당부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에서는 지난해(3만901명)보다 3372명 줄어든 2만7529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수험생 중 블루투스 이어폰 소지자 등 16명이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일반 시험장에서 발열과 기침 등 유증상자 5명이 별도로 마련된 시험실로 이동해 시험을 봤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