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노조 고발에 대응” 반박

스웨덴의 재계 명문가이자 ‘친노동’으로 유명한 발렌베리의 한국 계열사가 자국에선 엄두도 못 낼 ‘노조 탄압’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렌베리 계열사 ㈜SKF의 한국지사 노조 등의 말을 종합하면 베어링 제조사인 이곳은 1988년 부산에 진출했다. 당시 베어링을 수입하는 일반직 사업장과 자동차용 베어링을 제조하는 생산식 사업장으로 각기 운영되다 2009년 합병했다. 원래 일반직 사업장에는 노조가 없었지만, 합병 후 사업장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해 2015년 노조를 만들었다. 그해 대표노조 격이던 생산직 노조를 통해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그런데 단체 협약 결과, 일반직 노조는 근로시간 면제와 사무실을 제공받지 못했다. 자녀 학자금 등 혜택도 생산직에게만 주어졌다. 일반직 노조는 이를 바로 잡기위해 2016년 노동청에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사측을 고발했다.

사측은 구체적인 노조 사무실 등은 조합원 수를 근거로 제공한다며 노조원 명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동청을 통해 조합원 수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측은 명단을 요구했고, 노조는 당시 간부 명단을 전했다.

이후 간부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부위원장이던 영업직 A 씨는 접대를 유흥주점에서 했다며 해고당했다. 징계가 과하다는 노동청 판정으로 복직했지만 출근 첫날 또 해고됐다. 감사 B 씨는 임신 중 불미스러운 일로 병가를 요청했지만 ‘지정 병원에서 진단받으라’는 답을 들었다.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인증 평가용 서류를 관례대로 회사 명의로 냈다가 사문서위조로 피소됐다. 지난해엔 당시 대표 등이 잦은 고발을 이유로 위원장에게 1억6000만 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김두현 변호사는 “영업직이 유흥주점에서 접대한 것처럼 ‘걸면 걸리는’ 사안을 골라 징계했다. 웬만한 회사는 하지 않을 기막힌 행태”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노조가 수십 건의 고발로 법적 문제를 제기해 대응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