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차례 교섭 불구 노사 입장 차
- 사측, 경기 침체 탓 제시안 못내
- 현대重 2년 치 협상 ‘산 넘어 산’
- 견해 차 커 또 해 넘길 가능성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울산지역 양대 조선사업장이 올해 협상을 놓고 여전히 난항을 겪는다. 올해를 불과 50일여 남겨둔 상황이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해를 넘길 공산이 높다.
11일 지역 노동계 등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이날부터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체 조합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울산 본사 등에서 투표를 벌인다. 투표는 13일까지 이어진다.
노사는 지난 7월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23차례 교섭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11만5746원 인상(기본급 대비 5.75%, 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급 250%+α 보장, 정년 연장, 임금 피크제 폐지, 신규 채용 및 조합원 범위 확대, 총고용 보장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아직 올해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기 침체와 경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당장 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님’ 격인 현대중공업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임협을 타결하지 못해 이월했는데 올해 임단협마저 노사 간 큰 견해차로 인해 내년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3일에야 교섭 상견례를 겨우 열었다. 노사는 올해와 지난해 이월된 교섭을 한 번에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남은 협상 시한과 과정, 그리고 제시안 내용 등을 고려할 때 노사 모두 획기적인 양보안을 내놓지 않는 한 연내 타결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노동계의 중론이다.
이 회사 노조는 앞서 5월 28일 기본급 12만304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금 250%+α, 그룹사 공동교섭 등을 내용으로 담은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한 바 있다. 특히 노사는 지난해 5월 회사 법인 분할(물적 분할) 문제로 발생한 해고자 복직, 손배 소송 등의 쟁점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을 1년6개월째 끌고 있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2016년과 2017년 2년 치 임단협도 이듬해인 2018년 초에 타결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쟁점 안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커 연내 타결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현대미포조선 역시 현대중공업 협상을 준용하는 관행이 있어 ‘형님 회사’가 먼저 타결돼야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