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주로 인근 장애물 절취
- 국토부 ·지자체 협의해야
- 경운산 등 7곳 깎을 경우
- 7000억 더 들어 경제성 ‘뚝’
- 가덕신공항 당위성 급부상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물의 제거를 규정한 ‘공항시설법 34조’에 대해 법제처가 ‘장애물 제거는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해공항 확장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요구대로 동남권 관문 공항은 가덕신공항 건설로 급선회할 전망이다.
10일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법제처는 이날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열어 활주로 인근 장애물 절취에 관해 인공물이든 장애물이든 관계없이 지자체와 협의해야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최측근인 최인호 의원은 “산을 절취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김해공항 확장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면서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확장)안 검증위원회는 그동안 산을 깎게 되면 신공항은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잘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핵심 쟁점이 된 ‘공항시설법 34조’는 기본계획 또는 실시계획 고시 이후에는 장애물 제한표면 높이 이상의 건축물·구조물·식물 및 그 밖의 장애물을 설치·재배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항공학적 검토위원회 의결로 국토부 장관이 항공기의 비행 안전을 특별히 해치지 않는다고 결정하는 경우 등은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검증위 산하 안전분과위원회는 김해공항의 신설 활주로 인근에 경운산, 오봉산, 임호산 등 장애물이 많아 항공기 착륙 때 충돌 가능성이 있다면서 산을 절취하지 않는 것은 법률 위반이라고 보고 최종보고서에 적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항공학적 검토’를 이유로 들어 산을 절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수삼 검증위원장도 법 위반 여부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면서 사실상 국토부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증폭됐다.
하지만 법제처가 이날 활주로 인근 장애물 절취에 대해 국토부가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김해공항 확장안은 실효성을 잃게 됐다. 부산 울산 경남이 안전을 이유로 산을 깎을 것을 요구할 경우, 국토부는 이를 수용해야 하는데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 박동석 신공항추진본부장은 “이번 유권해석은 환경, 소음, 시설 운영수요, 안전 등 4가지 분야 22개 쟁점 중 하나지만 사실상 김해공항 확장안의 운명을 결정하는 최종 판단이었다”며 “공항시설법 34조에 따라 장애물 제한표면을 넘어서는 7개 봉우리에 대해 2200만 ㎡를 절취해야 하는데 70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경제성이 떨어져 김해공항 확장 추진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법제처 관계자는 “오늘 심의 결과를 국무조정실로 회신하기 위해 내용을 정리하는 중이다. 결과는 유권해석 요청기관인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할 사항이다. 정리에는 보통 일주일정도 걸리는데 단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정환 정유선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