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가 허위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에 직접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게 하는 법안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9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이 같은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언론중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허위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는 언론사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언론중재법은 언론중재위가 강제성 없는 시정 권고까지만 할 수 있고, 권고 이행 여부는 언론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르도록 해 일각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보도에서 사실과 의견, 평가를 명백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어떠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 종국적으로 판단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면서 개정안이 언론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인권위 사무처는 검토보고서에서 “국제사회는 허위정보 대응에 대해 정부 기관이 판단을 내리는 규제 모델을 채택하는 것과, 가짜뉴스 그 자체를 처벌하는 법률 제정은 지양하고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허위 보도의 경우, 언론중재위의 조정·중재 제도 등 대안적인 방법이 이미 존재하는 점도 고려됐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