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마움 느낀 주민 뜻 모아
- 고용 유지·복지 개선 힘써
- 금정구청장·노동지청장 표창도
주민 갑질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내몰리는 공동주택 경비원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불거진 가운데 부산 기초지자체와 노동청, 주민이 경비원 ‘기 살리기’에 나섰다. 금정구와 동부노동지청은 관할 지역 아파트 경비원 2명을 대상으로 구청장·지청장 표창을 합동 수여한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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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금정구 벽산블루밍장전디자인시티에서 근무하는 권기로 경비조장이 입주민의 자전거를 고쳐주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에서 공공기관이 경비원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첫 표창의 주인공은 권기로(63·벽산블루밍장전디자인시티) 경비조장과 차일생(70· 청룡동 경동아파트) 경비반장이다. 구는 지역 공동주택 주민으로부터 우수 경비원을 추천받아 근속 기간 등을 고려해 이들을 선정했다.
2014년 경비원 일을 시작한 권 조장은 주민 사이에서 ‘동네 반장’으로 불린다. 28년간 오토바이 판매점을 운영했던 경력을 살려 입주민의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고쳐주며 돈독한 친분을 쌓았다. 이 아파트 임성태 입주자대표회장은 “기계 장치나 용접에 능해 관리사무소에서도 권 조장님에게 종종 신세를 진다. 주민은 물론 관리사무소 직원과 관계도 원만하다”고 말했다.
권 조장 등 아파트 경비원 17명이 휴식 시간에도 아파트 관리에 공을 들이는 데 대해 고마움을 느낀 임 회장은 경비원 초소 5곳에 에어컨 시설을 마련했고, 겨울철 이들이 시린 손으로 일하지 않도록 초소마다 온수 시설을 설치했다. 관리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세대 수(1539세대)에 비해 많은 경비원의 고용이 유지되는 것도 주민 합의의 결과다. 권 조장은 “가게를 정리하고 막막했을 때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 친절한 주민 덕에 즐겁게 업무를 해왔다”며 “소임을 다했을 뿐인데 표창까지 받게 됐다.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표창을 받게 된 차 반장은 4년간 청롱동 경동아파트에서 일했다. 특히 올해 ‘마이삭’ 등 태풍과 폭우 피해가 잦을 당시 스스로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피해를 살피고, 복구에 구슬땀을 쏟았다. 차 반장의 헌신에 고마움을 느낀 주민이 추천하면서 표창을 받게 됐다.
구는 공동주택 경비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2011년 제정된 공동주택 관리지원 조례 내용을 강화해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주택관리단을 구성하고, 공동주택 경비원의 심리·노무관리 상담 등을 진행했다. 이번 표창 수여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구 관계자는 “매년 지역 주민의 추천을 받아 우수 경비원을 표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