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석마을 2000㎡ 부지에 추진
- 43가구 대부분 무허가 주택
- 노인들 쥐꼬리 보상금에 반발
- “다른 부지나 현실적인 대책을”
부산 서구 아미동 일원에 추진하는 천마산 모노레일 및 전망대 사업이 주차장 건립 부지 거주민의 강한 반발에 제동이 걸렸다. 당장 주거지에서 쫓겨나게 된 주민은 일방적 행정이라며 현실적인 이주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구는 아미동 비석마을 일원 2000㎡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천마산 모노레일 및 전망대 사업을 위한 주차장을 건설할 계획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주차장 건설 부지는 구유지이지만 일부 주민이 무허가 주택을 지어 살고 있다. 산복도로 묘지 위에 들어섰다 해 비석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60~70년 전부터 피난민이 몰려와 집을 짓고 살았다. 주차장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43세대를 이주시켜야 하지만 주민은 일방적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현실적인 이주 대책 마련이다. 일대 주택 대부분이 무허가 건물이어서 토지 보상비는커녕 주택에 대한 감정평가액만 보상받을 수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주가 어려운 탓이다. 주민 가운데 50대가 가장 젊은 축에 속하며 대다수가 60~80대여서 다른 곳으로 이주할 경제적인 여력이 없다. 주민 A 씨는 “아무리 구유지이고 무허가라고는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변상금을 내며 50년 넘게 산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형편이 안 좋은 원주민을 내쫓고 서구 발전을 이룬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애초 서구는 감정초등학교와 천마주차장 부지 등을 계획에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도로 확장이나 복잡한 공정 등으로 사업비가 과다하게 들면서 현재 부지로 변경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3월 보상 계획을 공고하고 4월 감정평가를 거쳐 5월부터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서구는 주차장 건립에 따른 반발이 커지자 지난달 25일 주민을 대상으로 사전 보상 설명회를 가졌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이 반발하며 다른 부지를 활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사업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서구의회도 이주 대책이 빠진 행정을 질타했다. 배은주 의원은 “사업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적인 이주 방안을 세워 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먼저 진행돼야 했다”면서 “사업을 해야 하니 주민은 나가라는 식은 선후 관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구는 아미동과 서구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구 관계자는 “거주민이 동의하면 영구임대주택이나 빈집 중개 등 이주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