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지역별 6개분야 격차 조사
- 산업 기능 해운대·부산진구 등
- 3, 4곳 중심으로 지나치게 집중
- 유치원 수·사교육비 등 지표도
- 1위 해운대와 꼴찌 영도구 격차
- 문화·사회복지 편차는 적은 편
- 코로나로 집·일터 일체화 가속
- 도시기능 주거지 중심으로 분산
- 작은 거점별 서비스 제공 필요
코로나19는 삶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일상이 불편해졌다’ 정도가 아니다. 기업의 절반가량은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업무를 보게 한다(재택근무 비율 48.8%·고용노동부 지난 7월 조사 기준). 도시화의 상징처럼 여겨진 도시철도는 지난해 하루 평균 8364명의 승객을 태워 날랐지만 올해 1~9월에는 6042명으로 이용이 크게 줄었다. 집에서 건강을 챙기는 ‘홈트족’이 늘었고, 넷플릭스 같은 OTT로 문화 갈증을 해결하는 모습은 이미 보편화됐다. 공유주택, 공유사무실 등 공유 공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적 공간으로 다시금 각광받는다.
이 모든 현상은 ‘직주(職住)근접’에서 ‘직주일체’로 변모할 미래를 예고한다. 특정 도시기능이 주거 기능과 분리된 채 소수 지역에 밀집되기보단, 각 주거지를 중심으로 골고루 분산되는 방식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 이후의 격차 ‘틈새 메우기’는 ‘작은 거점’을 중심으로 도시 서비스를 촘촘히 산재시키는 방식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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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예고했다. 그에 걸맞은 새로운 ‘격차 해소법’이 요구된다. 국제신문 DB |
■무엇부터 메워야 하나
먼저 어떤 분야에서 지역별 격차가 두드러지는지 알아야 한다. 국제신문과 부산시의회는 ‘격은 높이고 차는 줄이는 방안에 관한 연구’(이하 ‘연구’)를 통해 지역간 격차를 파악했다. 6개 분야(교육환경·사회복지·문화·교통·산업경제·생활환경분야) 총 62개 세부지표가 활용됐다. 분야별 세부지표의 표준 점수를 모두 합산해 종합 점수로 나타냈다. 점수가 0점보다 높을수록 평균을 웃돌고, 그보다 낮을수록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연구에서 지역간 편차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산업경제’로 나타났다. 이 분야에는 사업체·종사자·서비스업체·금융기관의 수, 지자체 재정지수 등 9개 정량적 지표와 평균임금수준·고용안정성 만족도와 같은 정성적 지표 2개가 세부지표로 이용됐다.
각 지표에서 집계된 표준 점수를 합산한 결과 해운대구가 13.28점, 부산진구가 12.41점을 얻어 각각 1, 2위에 올랐다. 서구(-9.5점)와 영도구(-9.06점)에는 가장 낮은 점수가 주어졌다. 1위와 16위의 점수 차가 22.78점에 이른다. 산업경제분야 지역별 종합 점수의 표준편차(각 지역 점수가 평균 점수와 얼마나 차이날 것인지에 대한 표준값)는 6.73점이었다. 그림에서 드러나듯, 부산의 산업 기능이 3, 4곳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몰렸다는 말이다.
연구를 맡은 ㈜도시와공간연구소는 ‘지역간 비교우위 원리에 따라 산업의 특화가 강조되면서 특화산업에 집중적 지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특화산업 과잉 집중이 타 산업의 약화를 불러오면서 지역 전체의 산업기반은 약화됐다’며 ‘산업의 특화보다는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 창업 지원 같은 산업 기반 확보 노력은 현재 그 기반이 부족한 곳 위주로 다양한 곳에서 진행돼야 한다. 전통시장 같은 지역 주민 상업활동의 거점 역시 활성화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교육환경’ 분야도 지역별 편차가 컸다. 코로나19는 유치원이나 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란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지난달 14일 일어난 ‘인천 형제 화재 사고’는 교원 등에 의해 이뤄지는 ‘커뮤니티 케어’가 부재할 때 생길 위험성을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다. 연구는 이 분야 격차 측정을 위해 유치원·독서실 수, 월평균 사교육비, 교원 1인당 학생 수 등 7개 정량적 지표와 교육 내용 만족도 등 4개 정성적 지표를 채점 기준으로 썼다. 이 분야에서도 해운대구는 6.79점의 종합 점수로 1위다. 2위는 5.73점의 종합 점수를 받은 북구다. -9.34점이 매겨진 영도구와 -6.96점이 부여된 강서구는 하위 1, 2위로 나타났다. 종합 점수의 표준편차는 4.69점으로 계산됐다. ‘산업경제’ 분야 다음 가는 편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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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은 높이고 차는 낮추는 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지역별 편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산업경제분야의 지역별 표준점수를 지도로 표현했다. 파란색이 짙을수록 이 분야의 종합 표준점수가 높다. 산업경제 관련 기능이 부산지역 3, 4곳에 밀집된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해당 분야에는 11개 세부지표가 표준점수 산출에 사용됐다. |
■‘약점 상쇄’ 방안 시급
‘문화’와 ‘사회복지’ 분야는 상대적으로 지역 간 편차가 작았다. ‘문화’ 분야는 종합 점수 6.41점으로 가장 높았던 중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군이 -1~1점 사이에 모였다. 문화예술을 관람한 비율 등 4개 정량적 지표와 문화시설 수 만족도 1개 정성적 지표로 지역별 문화 서비스의 표준 점수를 산출한 결과다. 중구는 세부지표 중 ‘인구 10만 명당 신고·등록 체육시설’에서만 3.49점을 얻어냈다. ‘인구 10만 명당 문화공간’에서도 2.94점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표준편차가 3.27점 수준인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부산대·동아대·고신대 병원 등 대학병원이 밀집한 서구(종합 4.95점)가 1위에 올랐다. 중구(4.29점)와 기장군(3.98점)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하위권에 머무른 영도구는 이 분야에서도 -6.77점으로 저조했다. 연제구(-4.40점)와 남구(-3.45점) 또한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남구는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병상 수’에서 -0.91점,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에서 -0.89점, ‘인구 100명당 성인병 보건 및 건강실천 교육 실적’에서 -0.64점을 맞은 게 총점에 영향을 줬다. ‘사회복지’ 분야는 정량적 지표 9개와 EQ-5D(건강 관련 삶의 질 지수) 등 2개 정성적 지표로 점수를 도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부산시의회 ‘격은 높이고 차는 줄이는 모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이 모임 박민성(더불어민주당·동래구1) 의원은 “도시마다 보완이 필요한 기능이 서로 다르고, 시급히 메워야 할 격차도 분야별로 중요성이 다르다”며 “지역 간 약점을 상호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 지역상생기금 또는 지역균형기금을 조성해 지역 격차가 심각하게 발생되는 지역들을 선정한 뒤 격차 해소를 위한 자원을 마련하는 방법 등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 ‘격은 높이고 차이는 줄이는 방안에 관한 연구’ 세부지표 설정표 |
항목 |
정량적 지표 |
정성적 지표 |
개수 |
교육환경 |
유치원 수, 독서실 수, 월평균 사교육비 유치원 학급당 원아 수, 교원 1인당 학생 수, 학생 1000명당 학원 수, 학생 1000명당 독서실 열람실 수 |
교육내용만족도, 교육방법만족도, 학교시설만족도, 학교주변환경만족도 |
11개 |
사회복지 |
병원 수,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 노인 1000명당 노인여가복지시설 수, 유아 1000명당 보육시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고령자 수 비율,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병상 수, 인구 100명당 성인병 보건 및 건강실천교육 실적, 기초생활수급자 가구 비율 |
주관적건강수준인지율, EQ-5D |
11개 |
문화 |
인구 10만 명당 문화공간, 인구 10만 명당 공공체육시설, 인구 10만 명당 신고·등록 체육시설, 문화예술 관람비율 |
문화시설수만족도 |
5개 |
교통 |
버스 정류장 수, 지하철역, 면적당 도로연장, 인구 1000명당 도로 연장, 자동차 1000대당 도로 연장, 인구 100명당 차량 등록 대수, 자가용 100대당 주차장 면수 |
- |
7개 |
산업경제 |
사업체 수, 종사자 수, 서비스업체 수, 금융기관 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수, 전통시장 점포 수, 평균소득, 자치단체 재정지수(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재정력지수 평균), 월평균 200만 원 미만 가구 비율 |
임금수준만족도, 고용안정성만족도 |
11개 |
생활환경 |
지가변동률, 지가지수, 공원 수, 5년 평균 화재 발생 건수, 주민 1만 명당 화재 발생 건수, 5년 평균 10만 명당 자살률, 순찰대당 인구수, 인구 1만 명당 경찰 수, 인구 1만 명당 공무원 수, 인구 10만 명당 소방기관, 소방기관당 관리 면적, 노후주택비율, 월세 거주 비율, 인구 10만 명당 공원 면적, 도시계획면적 대비 공원 비율, 도시계획면 적 대비 녹지 비율, 인구 1인당 녹지 면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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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
※자료 : 중앙부처, 통계청, 부산광역시, 각 구·군 등에서 제공되는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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