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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암매장’ 형제복지원 31년 만에 다시 재판

비상상고심 피해자 40명 참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0-15 19:41:26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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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장 특수감금 유죄 판단 땐
- 손해배상·명예회복 도움 기대

불법감금과 강제노역 등으로 인권을 유린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렸던 형제복지원 사건의 비상상고심이 15일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열렸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15일 대법원에서 열린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장의 특수감금 혐의 사건 비상상고심 첫 번째 공판에 참석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1987년 박인근 원장을 업무상 횡령·특수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1989년 이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31년 만에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셈이다. 피해자 측 대리인 박준영 변호사는 1987년 형제복지원의 참상이 폭로됐지만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가려졌고, 이후에는 부랑인이라는 낙인과 편견에 밀려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지옥 같은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다”는 한 피해자의 체념을 전한 박 변호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최선의 해결책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원장의 특수감금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된 내무부 훈령의 무효 여부도 심판해달라고도 했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비상상고란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이 심판이 법령을 위반했다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 제도다. 2018년 11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하며 진행됐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수용시설로 운영됐다. 하지만 부랑인이 아닌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복지원 자체 기록에 따르면 12년간 513명이 사망했고 주검 일부는 암매장됐다.

하지만 비상상고심은 재심과는 달라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해도 이론적 의미만 있을 뿐 박 원장의 무죄 판결에는 효력을 미칠 수 없다. 비상상고심 판결로 원심판결이 피고인에게 불리해졌을 때, 즉 피고인이 구제를 받을 수 있을 때만 다시 재판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재판에서 박 원장의 특수감금 무죄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되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명예회복에 도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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