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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103> 의령읍 남산 둘레길

등산·산책·유적 모두 즐기는 길, 구름다리에 서니 부자기운이 ‘와락’

  •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   입력 : 2020-10-11 20:03:21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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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병탑·충익사·의병박물관 등
- 접근성 좋고 볼거리 많아 인기
- 7㎞ 구간에 2~3시간 정도 걸려
- 코스 따라 산책·등산 선택 가능
- 부자 탄생설 유래 솥바위 눈길

경남 의령군 의령읍 남산 둘레길은 가벼운 등산로 또는 여유로운 산책로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이다.

의령읍 주산인 남산(해발 321m)은 의병탑과 충익사, 의병박물관, 수월사, 중동리 고분군, 대나무 숲 등 다양한 시설과 공간을 품고 있다. 도심지에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한 데다 다양한 볼거리를 갖춰 오래전부터 군민은 물론 인근 도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근년 들어서는 의령구름다리와 함께 복권기금(녹색자금)을 통한 남산공원화 사업으로 ‘명품 둘레길’로 거듭났다.
   
경남 의령군 남산 둘레길 코스 끝단에 있는 ‘의령구름다리’ 전경.
■의병 역사 품은 남산

의령읍 시가지에서 의령천을 가로지르는 망우당교를 건너 의병탑, 충익사, 의병박물관을 차례로 지나면 곧장 남산 둘레길 초입이다. 남산 둘레길은 수월사 입구 ~ 구룡분기점 ~ 만천분기점 ~ 남산 정상 ~ 체력단련장 ~ 수월사 입구로 되돌아오는 총 7㎞ 구간으로 2, 3시간 걸린다. 일부 등산을 즐기는 탐방객은 구룡분기점이나 만천분기점, 만세곡에서 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선택하기도 한다.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가파른 등산로인 만큼 체력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본격적인 탐방에 앞서 초행길이라면 반드시 의병 유적지를 둘러볼 것을 권한다. 의병탑은 임진왜란 때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켰던 망우당 곽재우(1552~1617) 장군과 그 휘하 17장수의 영혼을 기리는 탑이다. 충익사 준공보다 6년 앞선 1972년 의병기념사업회가 구성돼 의령군민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높이 27m의 탑은 곽재우 장군과 17장수를 상징하는 둥근 18개의 백색 고리로 채워져 있다. 백색 고리 양옆의 팔자형 기둥은 의병이 든 횃불을 상징한다.의병탑을 지나면 충익사가 있다. 1978년 완공된 충익사에는 곽재우 장군과 17장수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비롯해 충의각, 기념관 등이 있다. 조선 후기에 지어진 충의각은 곽재우 장군과 17장수의 증직명과 본관 등이 적힌 명판을 보관하고 있으며, 극락 왕생을 염원하는 상여 모양을 본뜬 독특한 목조 건물이다. 의병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 등이 방대해 이를 꼼꼼히 둘러보다 보면 둘레길 탐방을 놓칠 수 있다.

■등산·산책·유적 종합세트 둘레길

   
삼림욕장으로도 명성이 높은 남산 둘레길에서 한 탐방객이 울창한 수목을 배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사진작가 제광모 씨 제공
둘레길 초입은 깔끔한 목재 덱이 설치돼 도심 공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목재 덱은 오른편 멀리 보이는 의령구름다리까지 이어져 짧은 산책을 즐기려는 주민에게 안성맞춤이다. 둘레길은 수월사 입구인 삼거리에서 시작된다. 곧장 1.5㎞ 떨어진 구룡분기점으로 향한다. 수월사 삼거리를 지나 임도를 걷다 보면 안내판 뒤로 중리 고분군(경남도 기념물 제183호)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분은 모두 4기이며, 지난해 의령군이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 종합계획’의 하나로 발굴조사를 진행했지만, 학계의 주목은 받지 못했다.

둘레길 길목 곳곳에 설치된 앙증맞은 아치형 목재 다리와 작은 전망대가 즐거움을 더한다. 울창한 죽림과 대나무 숲길에서 듣는 바람 소리도 일품이다. 구룡분기점에서 도착하면 왼쪽 길은 구룡마을, 오른쪽 길은 남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직진해 2㎞ 떨어진 만천분기점으로 향한다. 이 코스는 전망 없이 오로지 숲속을 거니는 길이다. 오르막 내리막 없이 볼거리도 없는 지루한 길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야말로 온전히 산과 길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사색의 길이다.

만천분기점은 둘레길의 반환점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탐방객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평탄한 임도를 따라 2㎞ 떨어진 만세곡으로 둘러갈지, 아니면 정상에 올라 등정의 기쁨을 만끽할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된다. 남산 정상까지는 가파른 등산 구간이지만 정상에서 한눈에 보이는 의령읍 시가지 조망은 또 다른 묘미다.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복권기금으로 조성된 남산 어울림공원 안내판과 함께 체력단련장이 보인다. 작은 팔각정과 체육시설 쉼터가 조성돼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800m쯤 내려오면 출발점인 수월사 삼거리에 도착한다.

   
의병박물관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왼쪽 길로 들어서면 저 멀리 의령구름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는 2005년 의령천과 남천이 합류되는 삼각지에 세워졌다. 이곳에는 남강 정암진 솥바위(다리가 3개) 반경 20리(8㎞)에 부자가 탄생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실제 20리 반경에서 삼성그룹 이병철(의령군 정곡면), 효성그룹 조홍제(함안군 군북면), LG그룹 구인회(진주시 지수면) 총수가 탄생했다. 의령군은 이 전설에 착안, 3곳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만들고 공원화했다. 구름다리를 한 바퀴 둘러본 뒤 잘 정비된 목재 덱을 따라 의병박물관으로 되돌아오면 남산 둘레길 완주다. 이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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