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만 원 갈취 혐의로 붙잡혀

자동차에 일부러 부딪친 뒤 부모의 유골함이 깨졌다고 운전자를 속여 돈을 받아 가로챈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주택가 골목길에서 여러 차례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금품을 가로챈 혐의(상습 사기)로 A 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부산과 경남 등지를 돌며 CCTV가 없는 골목길에서 모두 11차례에 걸쳐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운전자에게 합의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총 109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운전자를 속이기 위해 검은색 양복을 입고 상주 차림을 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과정에서 부상을 우려해 팔 등에 실리콘으로 직접 만든 보호대를 착용했다. 또 그는 사고 직후 ‘사망진단서(화장장)’라고 쓰인 봉투를 운전자에게 집어 던져 당혹게 했다. 그는 사고 이후 어쩔 줄 모르는 운전자들에게 적게는 10만 원부터 많게는 30만 원까지 받아냈다.

A 씨가 1년 넘게 범행을 이어왔지만 대다수 운전자는 A 씨에게 건넨 금액이 적고 유골함을 파손한 데 미안함을 가져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이후 A 씨의 연락처를 받지 않아 뺑소니 신고를 우려한 운전자가 경찰에 사고 접수를 하면서 A 씨의 범행이 들통 났다. 경찰은 A 씨로부터 피해를 본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 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게서 피해를 당한 것 같다는 신고가 이어져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