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통·번역센터 링크’는 2013년 사단법인 이주민과함께 부설기관으로 첫발을 뗐다. 한국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이주민이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노력 중이지만, 정부와 부산시의 무관심 탓에 체계적인 통·번역시스템 구축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2019년 3월부터 이주민 통·번역센터를 이끄는 김나현 센터장(사진·47)의 이력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베트남 출신인 김 센터장은 1995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을 찾았다. 2년 뒤 첫 직장에서 만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뿌리내렸다. 그는 “지금도 이주노동자가 마주한 현실이 열악하지만, 1990년대는 지금보다 가혹했다”며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고서 한 달에 20만 원밖에 못 받았고,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산업연수생으로 일하며 한국인 동료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작은 갈등도 이내 큰 다툼으로 번졌다. 게다가 몸이 아파 병원을 가도 증세를 설명할 수 없었고,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알아듣지 못했다. 김 센터장은 “하루는 같이 일하던 동료가 너무 아파 병원을 가니 의사는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왜 수술을 하는지 이해 못했다”며 “병원에서 퇴원해 회사로 돌아온 뒤에야 동료는 담낭염에 걸려 담낭을 제거한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2007년부터 이주민과함께에서 일을 시작한 김 센터장이 통·번역 분야에 관심을 두는 건 당연했다. 링크는 부산시에 꾸준히 이주민 의료 통·번역 사업 시행 필요성을 강조했고 2012년 500만 원의 예산으로 어렵사리 시작했다. 올해 의료 통·번역 예산은 8000만 원까지 증액됐지만, 남은 과제는 숱하다. 그는 “부산시에는 통·번역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링크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시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주민 의료 통·번역 사업에 집중하는 링크는 앞으로 사법 통역 등 일상생활 속에서 이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