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태풍에 고압전선 끊어져 집 불탔는데…한전·해운대구 “자연재해 탓” 핑계만

반여동 주택가 넘어진 가로수, 전선 건드려 배전반 폭발 추정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0-09-08 22:10:45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가지치기 건의, 구청에서 무시
- 한전은 보상 검토하겠다 말만”
- 구, 취재 시작되자 대책 논의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강타한 지난 3일 새벽 강풍에 끊어진 고압 전선이 부산지역 주택을 덮치면서 폭음과 함께 불이 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 이 2층 주택에 살던 3가구 8명의 입주자들은 가까스로 대피했지만 관계기관의 책임 회피 속 복구가 지연되면서 태풍 ‘하이선’이 상륙했을 때 일부는 친척 집을 전전해야만 했다.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주택에 태풍 ‘마이삭’으로 꺾인 나뭇가지가 고압 전선과 뒤엉켜 있다. 오른쪽 사진은 8일 집주인이 당시 화재로 인해 폭발한 안방의 배전반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전민철 기자
8일 해운대구 반여동 A(59) 씨의 주택 내부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집 안 콘센트나 전선이 있었던 곳마다 그을음이 선명했고, 가구와 가전제품도 온통 불꽃을 뒤집어 쓴 듯 성한 것이 없었다. A 씨는 태풍으로 인한 강풍이 몰아치던 지난 3일 새벽 1시30분께 잠을 자다 폭발음을 듣고 일어났다. 머리맡 벽면에 있는 배전반에서 일어난 폭발에 놀라 거실로 나온 A 씨는 온 집 안의 콘센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A 씨는 실외 벽면에 있는 전체 가스 밸브를 잠가야 한다는 생각에 강풍을 뚫고 뛰쳐나갔는데, 밸브 주변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그는 “불길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밸브를 잠근 뒤, 집안 곳곳에 소화기를 뿌려 간신히 불길을 잡는데 소방대원들이 도착했다”며 “잠에서 깨지 못했거나 소방대원들이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는 A 씨 집 위를 가로지르는 고압 전선이 끊기면서 이상 전압이 생긴 탓으로 추정된다. 끊어진 전선이 A 씨 집 외벽과 계단, 옥상을 휩쓸면서 남긴 그을음과 손상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문제는 화재로 인한 피해 복구 책임을 집주인인 A 씨가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점이다. A 씨 부부는 일주일 가까이 직장에 출근하지 못한 채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전기 공사와 불에 탄 가구·가전제품 등 피해액이 5000만 원에 달한다고 A 씨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천재지변 탓에 일어난 일이라 보상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만일 한전이 보상이 불가하다고 판단하면 A 씨는 민사소송을 청구해야만 한다.

이런 가운데 A 씨가 지난해부터 해운대구에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해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치된 가로수가 고압선을 뒤덮을 만큼 자랐고, 나무가 15도가량 기울고 뿌리 부분이 드러나 위태롭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구 관계자는 “사유지 수목이라 소유자에게 통지했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다만 홍순헌 구청장은 이날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보상 문제를 원만히 논의할 수 있도록 한전과 협의하겠다”고 해명했다.

A 씨는 “결국 문제의 나뭇가지가 태풍에 꺾이면서 전신주와 고압 전선에 영향을 줘 이번 사고가 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김미애(해운대을) 의원은 “해운대구가 사고 예방은커녕 복구 등 후속 조처마저 하지 않았다는 점은 대단한 문제다. 엘시티·마린시티 지역에만 신경을 쓰는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고압 전선과 가로수의 부실한 관리로 주민의 거주지가 순식간에 망가진 데 따른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5. 5[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10. 10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5. 5北 ‘지뢰 폭발은 韓 자작극’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이사국들 회람
  6. 6[속보]與 "'무책임한 의혹제기' 주진우, 사이버 레커로 전향하라" 직격
  7. 7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8. 8이 대통령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비정상의 정상화"
  9. 9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10. 10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4. 4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5. 5“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6. 6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무상교체 방침
  7. 7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8. 8[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3. 3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4. 4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5. 5“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6. 6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7. 7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8. 8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9. 9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0. 10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6. 6[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7. 7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8. 8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9. 9‘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10. 10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