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린시티 등 마천루 바람 세기
- 해운대 앞바다보다 1.5 ~ 2배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휩쓸고 지나간 가운데 고층빌딩이 밀집한 해운대구 엘시티 일대 풍속이 다른 곳보다 2배가량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태풍 때는 유독 엘시티 인근 지역에서 유리창 깨짐 사고가 빈번했는데, 이를 두고 빌딩풍의 위험이 일부 입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부산기상청 집계를 보면 부산이 태풍 영향권에 들었던 전날 오후 3시부터 17시간 동안 해운대에 몰아친 최대풍속은 초속 13m로 측정됐다. 그런데 부산기상청이 고층 건물과 강풍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해 엘시티 일대에서 별도로 측정한 빌딩풍 관련 자료를 보면 당시 엘시티 인근에 분 바람의 풍속은 이보다 2배가량 더 강했다. 같은 기간 해운대의 순간최대풍속(평균을 내지 않은 최고 측정값)은 초속 20.1m로 나타났는데, 엘시티에선 이보다 1.5배 더 셌다. 엘시티 일대 별도 풍속 측정은 기상청 공식 측정소가 있는 우동에서 약 2㎞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행됐다. 부산기상청은 특히 공식 관측값보다 엘시티 부근에서 매시간 최대 풍속 관측값이 더 높게 나타난 점에 비춰 엘시티 쪽에 더 강한 바람이 상시로 몰아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마천루 주변에서 더 강한 바람이 부는 현상은 빌딩풍 연구 용역을 진행하는 부산대 연구진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4개 팀으로 나눠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7시간 동안 엘시티와 마린시티 일대 약 40곳에서 바람세기를 측정했다. 그 결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해운대 앞바다에 설치한 관측소의 측정값 대비 엘시티는 2배, 마린시티는 1.5~1.7배가량 더 강한 바람이 분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용역단장인 부산대 권순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고층건물에는 주변부보다 더 강한 ‘빌딩풍’이 몰아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실제 데이터를 통해 사실로 입증했다. 특히 엘시티 일대에는 주변부보다 항상 2배가량 강한 바람이 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제10호 태풍이 예보대로 부산 울산 경남 일대를 지나게 되면 이때도 해운대 고층건물 일대 풍속을 측정, 기상청·해양과학기술원 등 측정값과 비교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