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관공장 다수 뼈대만 남아 앙상
- 농공단지도 유리창·담벼락 박살
- 도로표지판 훼손·철도 운행 지연
태풍 ‘마이삭’이 부산 동부의 산업단지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태풍 ‘하이선’이 다음 주 부산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보되면서 본격적인 복구 작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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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부산 기장군 정관산업단지 내 한 공장의 외벽과 지붕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뜯겨져 나가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
3일 오전 기장군 정관산업단지 내 도로 곳곳에는 찢긴 천막과 건물에서 떨어져 나온 철제 패널, 부러진 가로수가 나동그라져 있었다. 달음산 중턱에 위치한 업체들의 피해가 컸다. 창고로 쓰던 건물은 지붕과 패널이 모두 날아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한 업체는 공장 시설을 떠받치는 철제 패널이 뜯겨 안에 든 스티로폼이 훤하게 드러난 모습이었다. 지붕도 날아갔다. 업체 관계자는 “복구에 쓸 패널 대체품도 지금은 구하기 어렵다. 태풍 피해는 민간인을 우선적으로 보상하거나 복구를 해주기 때문에 우리에게 언제 순서가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의 정관농공단지도 쑥대밭이 됐다. 입주기업 18개 대부분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단 곳곳에서 유리창이 깨지고 담벼락이 무너졌다. 장안 산업단지에서는 제품 운반용 트레일러 차량 여러 대가 강한 바람에 전복되기도 했다. 정관농공단지 입주기업협의회 박호경 상무는 “피해를 본 업체가 피해가 없는 업체보다 많다. 현황 파악을 위해 업체별 피해 규모를 묻고 다니기가 미안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는 4일까지 전반적인 피해 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강한 바람으로 항만시설에도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항만공사 집계에 따르면 북항 7부두와 봉래동 물양장에서 부선 13척이 묶은 밧줄이 끊어지거나 풀리면서 표류해 예인선을 동원해 수습했다. 북항 신감만부두 등 일부 터미널에서는 야적장에 쌓아둔 컨테이너 수십 개가 강풍에 넘어져 파손됐다. 연안여객터미널, 신항 4부두와 다목적부두 등에서는 펜스, 부두 정문 지붕 등이 넘어져 부서졌으며 신항 배후 웅동물류단지의 해안쪽 울타리도 상당 부분 파손됐다.
부산 시내는 도로 곳곳이 통제돼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부산 내 총 39개 구간이 통제됐다. 이날 오후 3시까지 34개소는 해제됐지만, 북구 덕천배수장 인근과 철학로, 동구 중앙대로 등 5개소가 간판, 나뭇가지 철거 작업 등으로 통제됐다. 특히, 이날 새벽 2시30분 해운대구 장산1터널 인근에서 방향 안내표지판 등이 부착된 대형 철제 구조물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오전 8시50분까지 해당 터널 통행이 통제됐다. 아침 출근 시간과 맞물리면서 부울고속도로와 송정에서 오는 차들이 우회하면서 한때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철도도 지연 운행했다. 동해선 첫차는 양 방향 모두 평소보다 4시간가량 지연됐다. 강풍으로 선로 방음벽이 이탈하고 바람에 휩쓸려온 이물질이 선로 위에 쏟아진 탓이다. 애초 양방향 모두 이날 오전 6시30분께 재개될 것으로 안내됐지만 2시간 만에 다시 운행 중단이 통보돼 상당수 시민이 동해선 역사로 왔다가 허탕쳤다.
김진룡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