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국시 실기시험 1주일 연기
부산대병원 소속 교수들이 정부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전임의의 집단휴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시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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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병원 교수도 피켓 시위- 대구 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소속 교수 70여 명이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근무 실태 파악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추진으로 현 상황이 참담하다”며 “병원을 떠난 전임의, 전공의,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휴학을 한 의과대 학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교수비대위는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 없이 무리한 정책을 발표해 의사를 극한투쟁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필수 진료과목 의사가 부족한 원인을 의료계와 의논했는지, 시장·도지사와 시민단체 추천으로 입학하는 공공의대가 제대로 된 의사를 배출할 수 있을지, 희귀병 치료 등 재원보다 검증되지 않은 한방 첩약 급여화가 더 시급한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전공의는 지난 21일부터 11일째 파업을 이어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아 업무 현장에 복귀하지 않았다”며 “보건복지부가 여러 차례 간담회에서 모호한 태도로 일방적 합의안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분 양상도 보인다. 대전협 비대위가 지난 30일 두 차례 투표로 무기한 총파업 지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일부 전공의가 불만을 표명한 것이다. 급기야 대전협 지도부에 반대하는 비대위원 10여 명이 줄사퇴했다.
1일로 예정됐던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은 1주일 연기됐다. 보건복지부는 9월 1~18일 응시 예정자의 시험일자를 9월 8~25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의대생이 의료계의 집단휴진을 지지하며 국시 응시를 거부, 응시 취소율이 90%에 달하자 정부는 시험 연기를 전격 결정했다.
전공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지역병원의 의료공백은 점차 커진다. 31일 기준 부산지역 전공의 913명 중 79%인 720명이 집단휴진에 동참했다. 부산대병원은 하루 예정된 수술이 100건에서 40건으로 평소의 절반 이상 줄고, 입원환자도 1000명에서 700명으로 감소한 데다 외래진료도 축소 운영 중이다. 현 사태를 보는 환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사들의 ‘4대 악 의료정책’ 반대가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삼을 만큼 정당한 사유인지 의문”이라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된다면 다수의 환자가 생명을 잃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사태 악화를 막고자 정부는 비수도권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10곳의 3차 현장조사와 업무개시명령을 예고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중증환자를 위한 필수진료 중심으로 기능을 재조정하도록 요청하고, 집단휴진으로 피해를 본 환자를 지원하는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 협의기구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 불균형 해소, 공공의료 확충,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며 “국민의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