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비 10%가량 줄어 동력 약화
- 지역 전공의 84.3% 집단휴진
- 부산백병원 전임의 16명도 참여
- 전공의 사표 제출 단체행동 나서
- 대전협 “76%가 사직 의사 밝혀”
- 국민 51% “업무개시명령 적절”
대한의사협회(의협) 2차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부산 의료기관 휴진율은 13.1%로 집계됐지만, 의사가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시민 불편은 이어졌다. 무기한 파업 중인 전공의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정부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파업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도 싸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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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의사협의회의 제2차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후 부산 서구의 한 의원에 서구보건소장 명의의 업무개시명령 계고장이 붙어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지역 의료기관 2396곳 중 휴진한 곳은 314곳(13.1%)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집계한 휴진율 21.4%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각 지자체가 의료공백을 막고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기준인 휴진율 15%를 넘은 곳은 중구와 서구, 동래구, 강서구 등 4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구는 의원에 업무개시명령 절차를 진행 중이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업무정지 15일 처분이나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될 수 있다.
낮은 휴진율로 큰 의료공백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민 불편은 여전했다.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은 전날 오전 미열과 복통을 호소하면서 동네의원을 찾았지만, 발열 증상을 이유로 상급병원에 갈 것을 권유받고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방문한 종합병원도 ‘의사가 없어 진료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진료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이 남성의 가족은 주장했다.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종합병원을 찾았지만 병원 측은 진료를 기피했고, 이에 가족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마지못해 의사가 진료했다고 환자 가족은 설명했다. 이 남성은 집을 나선 지 무려 5시간 만에야 진료를 받았다.
시는 집단휴진에 참여한 부산지역 전공의는 768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84.3%라고 밝혔다. 전공의 비율이 높은 대학병원 등에서는 외래환자 진료나 수술 예약을 절반 이상 취소했고, 응급실 병상을 축소 운영하기도 한 것으로 시는 확인했다. 부산백병원은 전공의 외 전임의 16명이 단체행동에 참여한 것으로 시는 파악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은 파업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전날 기준 부산 구·군보건소와 시청으로 진료 불편사항이 신고된 것도 없었다.
한편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내는 ‘제5차 젊은 의사 단체행동’을 시작했다. 박지현 대전협회장은 전날 정부가 집단휴진에 나선 수도권 수련병원의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따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협이 중간취합 결과 전공의의 76%가 사직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아직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은 많지 않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20개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력 358명에 대한 개별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했다. 전날 휴진에 나선 전공의 가운데 다수가 전화기를 꺼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김현숙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판례상 사직서 제출도 집단행위의 한 사례다. 이 경우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할 수 있으며 불응할 때 그에 따른 조처는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면허 정지 또는 취소와 같은 행정처분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의료계 집단휴진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대해 국민 절반은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전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의 조치에 ‘진료 공백 우려 방지 등을 고려한 적절한 결정이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51.0%였다. ‘의료계와 충분한 대화 없이 나온 일방적 결정이다’라는 응답은 42.0%였고, ‘잘 모른다’는 응답자는 7.0%였다. 연령대별로는 40대(66.1%), 30대(59.0%)에서 ‘적절한 결정’이란 평가가 많았고, 20대에서는 ‘일방적 결정’이란 응답이 58.0%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