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2차 전국 의사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의협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을 ‘4대 악 정책’으로 간주하고, 전면 철회 또는 원점 재검토를 촉구한다.
①의대 정원 확대
정부는 지역의사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총 4000명의 의대생을 선발, 의사로 양성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의사 수가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맞선다. 정부와 의료계는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근거로 제시한다. 정부는 2018년 기준 국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는 2.4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 평균 3.5명에 미치지 못하므로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보면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16.9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면서 지역의사 부족은 ‘분배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비인기과에 의사 수가 부족한 문제를 두고도 정부는 의사 수를 늘려 보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의료계는 처우개선이 우선이라고 반박한다.
②공공의대 설립
정부는 폐교된 전북 남원의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 석사와 박사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원 형태로 공공의대(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를 설립할 계획이다. 역학조사, 감염내과 전문의 등 국가와 공공이 필요로 하는 필수 의료인력을 양성한 뒤 ‘의무복무(10년)’하게 하는 제도로 확대되는 의대 정원과는 별개로 추진된다. 복지부는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시·도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설명,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불거졌다. 선발 과정에서의 공정성 문제 외에도 공공의대로 필수 의료인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③첩약 급여화
복지부는 오는 10월부터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질환, 뇌혈관질환 후유증 등 3개 질환에 대한 첩약(한약 제제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것)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의협은 첩약에 대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국민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다”며 반대한다.
④비대면 진료 육성
원격진료를 두고서는 동네의원의 반발이 더 거세다. 비대면진료가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을 부추겨 현 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