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고의로 검사받지 않고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 금액에 관심이 쏠린다. 최소 500만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까지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26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 1127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회 관련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아 누적 6명을 유지했다. 시는 1300명의 명단을 확보했으나 173명은 전화를 받지 않아 집회 참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시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단체버스를 타고 참석한 부산지역 참가자가 1486명으로 추정하므로, 350여 명이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셈이다.
이들이 집회 참가자로 확인되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시는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시민이 지난 24일 오후 6시까지 스스로 신고하고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가 대략 2주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가 구상권의 범위로 언급한 항목은 본인 검사·치료비와 접촉자 검사비, 접촉자 자가격리 지원비, 방문업소 영업손실 등이다. 확진자마다 접촉자의 숫자나 입원치료 기간, 감염력이 있는 동안 방문한 동선이 달라 정확한 청구금액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진단비와 평균 치료비용 등을 미뤄 짐작해보면 500만 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 기준 진단검사비는 7만 원 또는 14만 원이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코로나19 환자 1인당 평균 입원·진료비는 약 460만 원이다. 확진됐더라도 접촉자가 한 명도 없어 본인 검진·치료비만 부담한다고 보면 500만 원 안쪽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접촉자를 발생시켰을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접촉자 치료비, 자가격리 지원비(4인 가족 기준 월 123만 원), 방문업소 손실비용까지 포함하면 수억 원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가령 광주시는 광주 방문 이력을 숨긴 서울 송파 60번 확진자에게 2억2000여만 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송파 60번 확진자로 인한 추가 확진자 11명의 입원치료비 2200만 원, 자가격리자 149명의 생활지원비 6700만 원과 검사 비용 2000만 원, 접촉자 802명의 검사비용 1억1200만 원 등이다. 제주도는 증상이 있음에도 제주 여행을 강행한 서울 모녀 확진자에게 1억3000만 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제주도가 1억1000만 원, 영업 손실을 입은 업체·개인이 2200여 만 원이었다.
시는 “행정명령에 불응한 이에 선처는 없다. 구상권 금액이 더 커지기 전 검사를 받으라”며 단호한 입장이다. 다만 이를 다 받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상권은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통해 행사하는데, 고의성과 피해사실을 모두 시가 입증해야 한다. 확진자가 행정명령을 몰랐다거나 광화문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법원이 어디까지를 확진자로 인한 피해로 인정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