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아산 기슭의 명찰인 청곡사는 수많은 전설을 품고 있다.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이 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강왕 5년(879)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광해군 4년(1612년)에 중건했다. 진주 남강에서 푸른 학이 월아산 기슭으로 날아와 앉자 성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해서 세웠다고 전해진다. 청곡사 입구에 있는 ‘학이 날아온다’의 의미를 가진 방학교(訪鶴橋)도 그 전설을 뒷받침해 준다. 대웅전 앞에는 높이 3m 정도의 3층 석탑 1기가 있다. 3층 석탑은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도선국사의 창건 당시에 건립된 것이라 전한다.
 |
| 월아산 자락에 있는 1000년 고찰인 청곡사 대웅전 전경. |
국내 7대 괘불 중 유일한 국보(제302호)인 영산회괘불탱이 이곳에 있다.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를 그린 것으로 위엄 있는 자태와 자비로운 얼굴이 그를 우러러보게 한다. 길이 10.4m, 폭 6.4m 크기의 전체를 만나려면 지하 3층까지 내려가야 한다. 청곡사 내 불교문화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버들잎을 매개로 한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의 러브스토리도 흥미롭다. 고려 말 이성계는 무학대사와 함께 청곡사를 찾았다. 우물가에 당도한 이들은 물을 긷던 여인에게 마실 물을 청했다. 그런데 여인이 건넨 물에는 초록의 버들잎이 띄워져 있었다. 급체할 수 있으니 천천히 마시라는 의미였다. 여인의 마음씨에 반한 이성계는 훗날 왕비로 맞는다. 이 여인이 진양 강 씨 신덕왕후다. 태조는 왕후가 승하하자 명복을 빌기위해 향완(향을 피우는 데 쓰는 향로·국립박물관 소장)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왕후에 대한 태조의 사랑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