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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100> 경남 진주시 금산면 금호 저수지 둘레길

월아산 달빛 머금은 둑길, 물안개 핀 소망교 걸으니 절로 詩心이…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20-08-23 19:43:55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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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과 인접해 주민 힐링공간
- 못 주차장~숲속 쉼터까지 5㎞
- 생태놀이터·덱 등 다양한 쉼터
- 잔디광장 피크닉 장소로 제격
- 피어난 연꽃군락지 셀카 명소로

경남 진주시 금산면 월아산 아래에 자리한 금호저수지는 신라시대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고 전한다. 뛰어난 자연환경에다 도심과 가까워 시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월아산에서 나온 달빛이 저수지에 담기는 수려한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아산토월(牙山吐月)’이라는 말은 이래서 생겼으며, 진주 12경 중 하나로 꼽힌다.
   
금호저수지 둑길과 생태공원을 연결하는 생태탐방로가 금호지 둘레길이다. 고즈넉한 소나무 숲과 수양벚꽃 길을 걸으며 힐링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얼마 전에는 저수지 주변에 생태공원이 들어서 새로운 힐링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수지는 전체 면적이 20만4937㎡에 달하며 크게 저수지 둑길과 공원으로 이뤄져 있다. 저수지 둑길과 생태공원을 연결하는 생태탐방로가 금호지 둘레길이다. 못 주차장에서 생태 탐방로, 커피숍, 행복실버스쿨, 공군교육사, 소망교, 숲속 쉼터를 돌아오는데 5㎞에 이른다.

■금호지 생태공원 새로운 휴식처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0m가량 가면 진주시 관광안내판이 탐방객을 반긴다. 조금 더 가면 국사봉과 금호지 생태공원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월아산 국사봉이, 오른쪽에는 생태공원이 나온다.

둘레길 오른쪽 녹색의 대나무 숲이 한순간 몸을 뒤흔드는가 싶더니 찬물을 끼얹듯 바람이 쏟아진다.

둘레길을 돌 준비를 마친 채 금호지 생태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된 탓인지 저수지 둘레길에 사람이 꽤 몰린다. 실내가 아닌 야외라 안전하다는 인식이 들어서일까.

새롭게 들어선 금호지 생태공원은 총 2만 4000㎡ 규모를 자랑한다. 잔디광장, 중앙광장, 생태둠벙(웅덩이), 관찰덱 가족쉼터 생태놀이터, 모험 놀이터 휴게 쉼터로 이뤄져 있다.

잔디광장은 가족들이 피크닉을 즐기기에 좋도록 조성됐다. 잔디광장에서 조금만 더 가면 왼쪽에는 가족쉼터가, 오른쪽에는 중앙광장과 생태둠벙이 있다.

가족 쉼터를 지나면 생태놀이터와 모험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생태공원에는 석류나무를 비롯해 삼색버들, 느티나무, 붓꽃, 연꽃 등 2만 1000그루 가량의 교목과 관목, 초화류 등이 밀집해 새로운 볼거리, 체험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길모퉁이 시비(詩碑)에 매료되다

생태공원에서 100m가량 가면 편의점과 커피를 파는 카페가 나온다. 시원한 물을 한 병을 사거나 커피를 테이크아웃한 뒤 둘레길을 걷는 것도 권한다. 무더위 속 탈진을 막는데 제격이다.

계속 길을 걸어가면 산기슭에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정필근 씨의 공덕비와 마주하게 된다. 지역에서 존경받던 분이라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가벼운 목례를 한 뒤 길을 계속 걷다 보면 금산면 새마을 지도자협의회에서 조성한 꽃동산 산책로가 멋스럽게 다가온다.

이곳은 탁 트인 저수지 전망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저수지 한켠에 피어있는 연꽃군락도 장관이어서 셀카를 찍으면 추억에 남을 명장면을 남기게 되리라. 시원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초록으로 물든 풍광을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둘레길에서 맞이하는 자연의 향기에 취하면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나무덱으로 조성된 둘레길을 걸어가니 왼쪽의 도로에는 크고 작은 차들이 바삐 오가고 있다. 이윽고 노인들의 보금자리인 행복실버스쿨을 지나니 동화책에서 나올 듯한 빨간색 철재 다리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는 사이 하오주 선생의 음악비와 인연처럼 만난다. 작곡가이면서 ‘시조 문학지’에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잠시 서서 그의 시비 ‘어머니’를 읽어내려가니 뭉클한 감동이 가슴속 한 켠에서 솟아오른다. 여유를 가지니 스트레스에 찌든 심성도 정화되는 느낌이다.

■저수지를 감싸는 용의 전설

왼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공군교육사령부가 보인다. 우리나라 정예 공군 양성의 중책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곳부터는 둑길이고 마사토 길이라 걷기에 편하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청량감을 준다.

숲속 쉼터에는 금호지의 전설과 함께 전설에 나오는 청룡의 이름을 딴 푸르미르(청룡의 순수우리말) 공원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금호지에는 아름다운 전설도 전해진다. 청룡과 황룡이 싸우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한 장사가 용을 향해 싸우지 말라고 고함을 질렀다. 고함에 놀란 청룡이 장사를 바라보는 순간 황룡이 비수를 찔렀다. 청룡은 곧장 땅에 떨어졌고 그때 꼬리에 맞아 움푹 팬 자리가 지금의 못이 됐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월아산에 올라 금호지 청룡에게 기우제를 지냈다.

금호지를 횡단하는 길이 86m, 너비 3.5m의 보행교인 소망교가 있다. 보행교를 건너 원점으로 회귀해도 좋다.

물안개가 피어오를 무렵 저수지 위를 가로지르는 보행교를 걸으면 신선의 경지가 따로 없겠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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