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00세대 300m 거리 매립장
- 장마 때 2만t 침출수 발생 탓
- 무더위에 열흘 넘게 썩는 냄새
- “창문 닫아도 고통… 머리 아파”
- 市, 해양쓰레기 처리도 골머리
올해 여름 이례적인 집중호우로 부산 강서구 신호동의 한 산업폐기물 매립장에서 대량의 침출수가 발생, 매립장 내에 고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시 제거하지 못하는 사이 무더위까지 시작돼 인근 대단지 아파트 주민이 악취 피해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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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에 침출수가 고여 있다. 최근 폭우로 이곳에 2만 t가량의 침출수가 생기면서 일대 주민이 극심한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20일 오후 4800여 세대에 달하는 신호동 한 아파트 단지가 악취에 휩싸였다. 직선거리 300m에 불과한 매립지에서 나는 냄새였다. 취재진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코와 목이 따끔거려 매립장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급히 발길을 돌렸다. 이곳 주민은 벌써 열흘 넘게 악취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민 A 씨는 “어린아이들이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한다”며 “냄새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창문을 닫고 종일 공기청정기를 돌리지만 이미 집안이 악취에 찌들었는지 매캐함 속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B 씨는 “처음 맡았을 때는 뭐라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냄새였다. 익숙해지지 않아 항상 머리가 아프다”고 설명했다. 매립장에서 200m 떨어진 데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C 씨는 “냄새가 퍼질 때면 헛구역질을 한다. 옆집 할머니는 냄새 때문에 119에 실려 갔다”며 “매립장에서 퍼진 냄새라는 걸 알고 기가 찼다”고 하소연했다.
매립장 측에 따르면 많은 비로 현재까지 침출수가 2만t가량 발생했다. 매립장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인 200t을 100배가량 넘어선 수치다. 매립장 관계자는 “악취로 고통받는 강서구 주민에게 죄송하다”며 “침출수를 처리하기 위해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처리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침출수를 모아둔 곳에 방수포를 설치해 악취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침출수 보관장소 면적이 2만5000㎡에 달해 방수포를 덮는 데만 앞으로 일주일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많은 침출수가 고이고 장기간 악취가 퍼지자 강서구와 부산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구 관계자는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악취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5배를 초과해 즉각 시정명령을 내렸다”며 “조속히 악취를 없앨 수 있도록 업체와 시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악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발생원인 침출수를 배출해야 하므로, 시는 녹산하수처리장은 물론 여러 민간업체를 통해 나눠 처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시 관계자는 “침출수 양이 많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침출수 보관 위치를 이동하는 방안도 업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장마철 집중호우와 태풍 영향으로 부산 연안과 하천·하구에 다량으로 쌓인 해양쓰레기를 정화하는 활동에 나섰다. 시는 태풍 ‘장미’ 등의 영향으로 낙동강 유역 하천·하구와 무인도서 등에 약 2550t의 쓰레기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며, 수거·처리 비용은 14억4300만 원 정도로 추산한다. 앞서 시는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해양환경관리선 부산503호(118t)와 청소선, 어선 등으로 매일 440t의 쓰레기(해양 278t, 하천·하구 162t)를 수거·처리했다. 시 김현재 해양수산물류국장은 “구·군, 관련 기관과 함께 이른 시일 내 수거해 쓰레기로 인한 수질오염과 생태계 훼손을 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