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16개 경찰서 직장협의회장단이 18일 부산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의된 경찰법 전부개정안은 향후 조직될 자치경찰 사무 범위를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이나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자칫 자치경찰 사무가 민원성 신고 처리에 치중돼 경찰 본래의 임무인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와 멀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의된 경찰법·경찰공무원법 전부 개정안은 경찰 사무를 구분하면서 국가 사무는 경찰청장, 수사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 자치 사무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하도록 했다. 협의회는 이 법에 기초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현재 112 신고 내용의 45%를 차지하는 민원성 신고 비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특히 협의회는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위원 구성이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경찰의 공정성도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발의된 법안을 보면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자치 경찰을 지휘 감독하고, 감찰 징계권도 가진다. 협의회 관계자는 “위원 자격 요건 또한 치안전문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이 다수 포함돼 직장협의회 또는 시민단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자치경찰제의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15년간 제주도에서 시범 실시해 온 자치경찰제도 문제점을 보완하는 상황”이라면서 “자치경찰제를 충분한 기간 시범 운영하지 않고 바로 도입하면, 많은 혼란이 야기돼 그 피해를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