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탄 뒤 작년 40만 명 방문
- 20여 가구 사는 곳에 사람 넘쳐
- 커피점·음식점 등 속속 생겨나
- 떠났던 주민 다시 돌아오기도
- 최근 상인회 결성… 인프라 조성
- 매미성 조망 구조물 설치 계획
경남 거제시 장목면 복항마을. 거제와 부산을 연결하는 거가대교와 인접한 이 마을이 최근 들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전국구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매미성’ 때문이다. 이 마을 몽돌해변 끝자락에 있는 매미성이 ‘사진발’ 잘 받기로 유명해지면서 젊은 연인을 중심으로 인생샷을 건지기 위한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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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거제시 장목면 복항마을의 몽돌해변에 자리잡은 매미성은 중세 유럽풍의 웅장한 성곽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마을 전체에 활기가 돌고 있다. |
매미성은 2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전국구로 떠올랐다. 지난 한 해 동안 40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핫 플레이스로 부각됐다. 20여 가구의 조그만 마을에 사람이 넘쳐나면서 마을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마을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마을 곳곳에 커피숍과 음식점, 펜션 등이 생겨났다. 마을주민은 지난달 상인회를 첫 결성하고 ‘명품마을’ 조성에 본격 뛰어들었다.
■자연과 싸운 한 인간의 승리
지난 5일 복항마을을 찾았다. 평일 오전인데도 마을 앞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다. 무료 주차장인 데다 안내 요원까지 배치돼 관광객을 안내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이 곳 주차장에서 ‘매미성’까지는 약 300m 거리. 마을을 가로질러 몽돌해변으로 내려가야 하는 골목 거리는 몇년 전과 몰라 보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마을을 지키던 할머니 몇 분이 골목에 앉아 담소를 나눈 전형적인 시골마을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관광객이 북적대는 명소 거리가 됐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20, 30대 젊은 연인들이다. 골목 곳곳에 생긴 커피숍과 음식점을 관광객이 점령하면서 마을에는 활력이 넘치고 있다.
몽돌해변에 다다르자 웅장한 성곽인 매미성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중세 유럽풍의 성 곳곳에는 인생샷을 건지기 위한 관광객들로 장사진이다. 매미성은 성주 백순삼(66) 씨의 사유지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노후를 위해 이 땅을 구입하고 밭작물을 키웠다. 그러다 2003년 태풍 ‘매미’ 가 몰아쳐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쓸려나가자, 또 태풍이 몰아칠 것에 대비해 성을 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파헤쳐진 돌로 쌓았으나 차츰 미관을 고려해 화강암으로 바꾸고 성벽 사이로 나무를 심어 점차 성벽의 모습을 가꿔 나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성을 쌓는데 정성을 기울였고, 십수 년이 지나 지금의 성을 이루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요새같이 웅장하고 멋진 성을 단 한사람이 설계도면도 없이 만들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자연과 맞서 싸운 한 인간의 성공담이라 할 수 있다.
■이국적인 인생샷 포인트
높이 9m, 길이 110m가 넘는 장대한 성곽은 아직 완성이 아니라 지금도 성 쌓기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성 망루에는 화강암이 수북이 쌓여 있을 정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은퇴 후 부산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백 씨는 수시로 매미성을 찾아 돌을 쌓고, 성을 보수하고 있다. 다시 찾을 때마다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성곽이 변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돌만 쌓는 게 아니라 조경에도 꽤나 신경 쓰는 모습이다.
몽돌해변 바닷가에 세워진 유럽풍의 웅장한 성곽만 해도 장관인데 망루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와 앞 섬인 이수도 등 경치도 빼어나다. 매미성 안쪽의 통로가 인생샷 포인트다. 통로 안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촬영하면 알아서 인생샷이 완성된다. 네모난 통로가 알아서 프레임을 만들어 준다. 짙푸른 바다와 건너편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면을 담을 수 있다. 주말이면 길다란 줄 서기를 감수해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복항마을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모습이다. 사람이 찾지않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관광 명소’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마을을 떠났던 주민이 되돌아왔다.
마을을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도 바뀌었다. 장목면 도로변 곳곳의 바다뷰가 빼어난 곳에는 커피숍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카페 거리’로 변모했다. 매미성 성곽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섬, 이수도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매미성에서 5분 거리인 흥남해수욕장도 점차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시 찾고 싶은 명품마을로 조성
주민은 이제는 마을을 어떻게 ‘명품마을’로 가꿔 나갈 것인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주인 백 씨와 마을주민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우선 매미성과 마을 상생 발전을 위해 ‘기네스북’ 등재가 가능한지를 검토 중이다. 한 개인이 설계도면도 없이 혼자서 쌓은 웅장한 성으로서의 가치를 전 세계에 인정받고 싶다는 의미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나가겠다는 각오다.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웅장한 매미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몽돌해변 앞바다에 구조물을 설치해 ‘바다에서 바라보는 매미성’ 관광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매미성으로 향하는 마을 골목과 옹벽에 성곽과 관련된 벽화를 그려넣어 또 다른 볼거리도 선사하기로 했다.
관광객 편의시설 확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40여 면의 무료 주차장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120여 면의 주차장 확충을 연말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관광객을 위한 쉼터 등 휴식공간 조성에도 나선다.
지난달 상인회를 첫 결성한 마을주민은 다양한 수익사업은 물론 관광객이 편하게 재방문할 수 있는 ‘다시 찾고 싶은 마을’로 조성하겠다는 열의다. 상인회 관계자는 “매미성이 유명해지면서 마을도 떠오른 만큼 명품마을 조성을 통해 상생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