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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피서지 대목도 쓸어간 폭우…상인들 “올해 장사 물건너 갔다”

부산·경남 관광명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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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사태에다 재해까지 겹쳐
- 김해 장척계곡 피서객 40% 감소
- 밀양 얼음골 차량 행렬 옛 얘기
- 펜션도 평일 1, 2개 객실만 나가

- 해운대 방문객 작년비 절반 급감
- 취식 금지로 야식 배달도 사라져

코로나19 사태에다 여름 피서 절정기에 덮친 집중호우로 인해 부산과 경남지역 주요 관광지 상인과 주민이 ‘한해 장사를 망쳤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오전 경남 김해시 상동면 무척산 장척계곡. 부산·경남에서 꽤 알려진 친환경 계곡이다. 예년 같으면 계곡으로 이어진 도로가 차량들의 긴 행렬로 몸살을 앓았지만 이젠 옛 얘기가 됐다. 계곡 입구에서부터 마을 주민이 피서객들을 상대로 인적사항을 적은 뒤 입장하도록 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다. 한 주민은 ‘말도 마라’며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에는 발디딜틈 없이 인파로 넘쳐났다”며 “올해는 폭우까지 겹쳐 피서객이 40% 이상 줄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부울경 피서지 대부분이 방문객 감소로 울상을 짓는다. 연일 폭우가 계속되던 9일 오후 부산송정해수욕장 백사장(왼쪽)과 경남 김해시 상동면 장척계곡이 한산한 모습. 이원준 프리랜서·박동필 기자
■피서지 분위기 안 나는 계곡

계곡 내부로 들어가자 ‘거리두기’를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북적일 정도는 아니더라도 관광객이 쳐놓은 텐트와 평상이 제법 눈에 띄었다. 하지만 피서지 특유의 들뜬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30대 주부는 “불어난 계곡물이 너무 차가워 5분 이상 발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인근 A펜션 관계자는 “일년 장산데 7월말부터 내린 폭우로 30%이상 손님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경남의 대표 관광지인 밀양 얼음골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산내면 얼음골 입구에 있는 가지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 하루 2000여 명 정도가 입장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0~50%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얼음골, 얼음골케이블카, 호박소를 찾는 관광객이 이용하는 4개의 주차장 모두 만차였지만 올해는 빈자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얼음골케이블카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한 30% 이상 승객이 줄었다. 지난해는 성수기에 10~15분 간격으로 운행했지만 올해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해도 제대로 손님이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펜션과 오토캠핑장을 운영하는 A펜션 관계자는 “평일에는 11개 방 중 1, 2개 정도 나가는 실정”이라며 “10년 이상 장사를 했지만 올해 같은 해는 처음이다. 앞으로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B 펜션 관계자는 “일년 농사를 망쳤으니 생계유지를 위해 우리같은 펜션 종사자들에게 별도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손님도 절반 ‘뚝’

여름철 부산 최대 상권으로 손꼽히는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상인들도 올 한 해 ‘피서철 특수’는 물 건너갔다고 입을 모은다. 이달 들어 해수욕장 방문객은 지난달 대비 다소 증가세를 보이지만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 지침에 따라 밤 시간 해변에서 술이나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면서 해변 야식배달을 통해 누리던 ‘반짝 특수’도 사라진 상황이다. 해변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방문객 소비 성향도 변했다. 음식점이나 테이크아웃 음료를 파는 가게, 편의점 등에는 그래도 손님이 찾지만 잡화점에는 이미 지난 3월 이후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고 토로했다.

해변과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을 잇는 대로인 구남로 광장 일대 상가 사정도 비슷하다. 통상 이들 상권은 해운대해수욕장이 개장하는 매년 6월 예열을 시작해 8월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절정을 이루다 8월 20일을 기점으로 꺾인다. 하지만 올해 6, 7월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은 지난해 대비 156만 2000명(21%)가량 급감했다. 구남로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지난 폭우 피해는 간신히 복구했지만 해수욕장 방문객 감소, 각종 해운대 행사·축제 취소 등 악재가 겹쳤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종식이 기약이 없어 일대 상권의 좌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박동필 김민주 기자 fe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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