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가 제시한 혼합토 공법 대신
- 암치환 공법 적정하다고 맞서
- 추가 용역은 “구청 방식이 적합”
- 업체 “혼합토 시공사 밀어주려
- 구가 무리한 요구” 경찰에 고발
- 강서구 “억지 주장 법적 맞대응”
도로공사에 적용되는 공법을 둘러싸고 발주한 지자체와 수주한 건설사가 이례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건설사는 해당 구가 특정공법을 적용하기를 강요했다며, 담당 공무원을 형사고발까지 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4일 강서경찰서는 A건설이 강서구 공무원 4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건설과 강서구의 갈등은 지난 1월 건설사 측이 구로부터 대저1동 낙동중~대저제방로 약 250m 도로 개설 공사를 수주한 직후 빚어졌다. 구는 “공사 시작점으로부터 50m 구간 옆에 민가가 있어 지반 침하에 따른 피해를 막고자 흙과 시멘트를 혼합한 재료로 지반을 강화하는 ‘경량혼합토 공법’을 사용하라”고 계약 당시 A건설에 지시했다. 하지만 A건설은 “구의 지시대로 하면 침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큰 돌을 쌓는 ‘암치환 공법’이 적정하다”고 맞섰다.
양측의 의견 차이로 공사가 진전되지 않자 구는 지난 5월 구비 2000만 원을 들여 대한토목공학회에 지반조사와 설계 적정성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에서 경량혼합토 공법이 적합한 설계라는 결론이 나오자 구는 A건설에 지시대로 공사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A건설은 “구가 경량혼합토 공법을 시공하는 특정업체에 하도급을 맡기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반발했고, 급기야 경찰에 담당 공무원을 고발했다. 경량혼합토 공법은 특허공법으로 이를 시행하는 업체가 국내에 한 군데밖에 없기 때문이다. A건설 법률대리인은 “강서구가 특정업체와의 하도급 계약 체결을 지시하는 것은 매우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앞서 건설한 인접 도로에도 경량혼합토 공법이 쓰여 이 도로와 이어지는 50m 구간에 해당 공법을 시행하는 건 전혀 무리가 없다”며 “구는 해당 공법 특허권을 가진 업체와 A건설이 조속히 협상하도록 요청한 것뿐 어떤 특혜도 준 적이 없다. 건설사 측이 근거도 없이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도로건설 공사가 많이 지연돼 손해를 입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는 도로 준공이 지난달 12일까지임에도 현재 공정률이 10%에 불과하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A건설 측을 상대로 법적으로 대응하고 계약 해지하는 안을 검토한다. 이 도로 건설에 드는 사업비는 3억8400만 원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구체적인 해당 수사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고발인 주장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수사 대상인 공무원 가운데 지금까지 혐의가 확인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