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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을 오고간 등산로, 공원일몰제로 사라질 판

사유지 주인들 본격 재산권 행사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0-08-04 22:23:5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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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감동 등 전국 곳곳 갈등 빚어
- 부산 48개 노선 달해 ‘홍역’ 전망
- 市, 토지 매입 등 대책 마련 고심

지난달 1일 시행된 도시공원일몰제로 사유지인 등산로의 폐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소유자가 본격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부산시는 등산로 현황을 파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16개 구·군 사유지 등산로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부산에 총 442개 노선의 등산로가 있으며 길이는 715.97㎞에 이른다. 이 중 일몰제 구역 내 등산로는 이기대, 화명공원 등 10개소에 총 48개 노선, 길이는 83.4㎞다. 공원일몰제는 사유지에 20년간 공원을 조성하지 않을 경우 재산권 보호를 위해 공원용지에서 자동 해제되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소유자들이 등산로를 폐쇄하는 등 권리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부산진구 당감동 한 등산로의 입구가 재산권 행사 등의 목적으로 폐쇄되자 시가 부랴부랴 대체 등산로를 만들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공원일몰제 시행으로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부산을 비롯한 각 시·도에서도 등산로 폐쇄 등 재산권 행사로 지역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충북 천안에서는 지난 6월 소유자들이 53년 전 공원으로 묶여 토지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다며 등산로 폐쇄를 예고했다. 현재 산림휴양법상 소유자가 등산로를 일방적으로 폐쇄하더라도 이에 대해 조처할 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각 시·도는 토지 매입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지만 예산 부족으로 모든 곳을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실효되는 장기미집행 공원 중 우선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경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토지보상비 등 취득에 필요한 비용 50%를 보조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이 발의된 상태다.

시는 등산로의 경우 대부분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공공재적 성격의 숲길로 본다. 등산로는 대부분 사유지로서 소유자 동의를 받아 조성 및 관리된다. 각 구·군이 안전시설 보수나 훼손된 노면 정비 등 등산로 관리에 쓰는 예산만 14억4000만 원에 달한다. 시는 토지 매입을 통해 공유지로 만드는 한편 현행법 개정도 함께 추진해간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달 중 등산로 사유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끝낸 후 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등산로 사유지에 대한 재산세 감면 등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산림휴양법 개정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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