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계기관 재발방지책 요구 계획

- 행안부, 시·구·소방 등 대상으로
- 차량통제 미비 경위 집중 감사

부산 동구 초량1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조사가 전방위로 확대됐다. 행정안전부가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감사(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8면 보도)에 나선 데 이어 국민권익위원회도 긴급대응반을 투입해 유족 고충을 듣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동구 지하차도 사망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도로교통 및 경찰민원 분야 전문조사관으로 구성된 긴급대응반을 투입했다고 2일 밝혔다. 국민권익위 긴급대응반은 유족을 만나 고충을 듣고 관계기관에 해결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이번 지하차도 사망사고의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최근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집중호우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각종 도로시설물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오래된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재난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국민안전 등과 관련된 현안이 발생하면 긴급대응반을 즉각 투입해 국민의 고충 해소와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3명의 유족은 부산시와 동구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 한 유족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은 이미 틀린 것 같다”며 “말단공무원 몇 명을 처벌하는 것으로 조사가 끝나서는 안 되고 진짜 책임져야 하는 위치의 공무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31일부터 부산시청 23층에 상설 감사장을 마련하고 부산시, 동구, 부산소방재난본부, 중부소방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초량1지하차도 사망사고와 관련한 재난 대응 실태 감사에 착수했다. 행안부 안전감찰팀 소속 공무원 6명으로 구성된 감사팀은 사고 당일 부산에 호우경보가 내려졌지만 초량1지하차도의 차량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또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주 사고 당시 상황실 근무자, 지하차도 관리 담당 실무자, 소방 관계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인 데 이어 이번 주 담당 부서 책임자와 고위 간부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참고인은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고, 우선 이번 사고 전반을 종합적으로 수사해 과실 유무를 밝힌 뒤 입건 범위를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