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벽루(涵碧樓·경남문화재자료 제59호)는 합천군이 정한 ‘합천 8경’ 가운데 제5경인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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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벽루 전경. |
고려 충숙왕 8년(1321년) 합주(옛 합천 지명) 지주사 김영돈이 처음 세운 뒤 여러 차례 중건을 거친 2층 누각이다. 빗물이 처마 끝을 따라 황강에 바로 떨어지는 구조로, 국내 누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건축물 배치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누마루에 앉아 황강을 눈에 두면 마치 배를 타고 있는 듯하다. 누각 정면에는 ‘제일강산’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누각 안쪽 천장 대들보는 청·황룡이 얼굴을 맞댄 단청으로 장식됐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에 들보 5량으로 조성된 이층 목조기와 형태의 함벽루는 창건 이후 한 차례 홍수로 유실됐다. 이후 또 한 번 홍수가 났는데 큰 나무 3개가 떠내려와 누각 터에 머물러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누각을 재건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함벽루는 누각에 올라 풍광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함벽루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려면 반대쪽에서 봐야 한다. 반대쪽 정양레포츠공원에서 바라보는 함벽루는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다. 그래서인지 눈 덮인 함벽루와 새벽 물안개에 싸인 함벽루는 사진작가의 출사지로 명성이 높다.
함벽루는 내로라하는 수많은 시인 묵객이 시와 글을 남기기도 했다. 누각 안에는 남명 조식을 비롯해 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 등이 남긴 시가 편액으로 가득하다. 편액으로는 모자랐는지 함벽루 뒤쪽 암벽에는 우암 송시열의 필체로 각인된 ‘함벽루’와 시인 묵객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시를 온전히 해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사진으로 챙겨 한 자 한 자 해석해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듯하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