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안(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위원회가 1차 안전 시뮬레이션에서 심각한 위험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 실험을 하자는 국토교통부 의 주장을 수용(국제신문 16일 자 4면 보도)하자 지역민심이 들끓고 있다.
16일 부산시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부산 울산 경남 검증단과 국토부는 보완을 거쳐 준공한 ‘2018년 12월 김해신공항안 기본계획’을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에서 검증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후 작년 12월, 올해 5월과 6월 세 차례나 멋대로 기본계획 수정안을 제출했다. 지난 4월 검증위가 시행한 1차 시뮬레이션 결과 심각한 결함이 드러나자, 이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2차 실험을 요구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총리실 검증의 전제는 2018년 12월 기본계획이다. 이는 국토부 기본계획을 수정·보완한 뒤 확정한 것인데, 이마저도 문제점이 지적되자 3차례나 일방적으로 바꿨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는데 동의한 건 맞지만, 2018년 12월 기본계획안에 대해 검증하기로 합의한 건 아니다”며 “이는 초안일 뿐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반영해 수정·보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지금 이에 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문제가 있으면 고치면 된다는 식’ 국토부 대처의 기저에는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정편의주의적 태도와 인천공항 외에 제2의 허브공항은 필요하지 않다는 뿌리박힌 수도권 일극주의가 깔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을) 국회의원은 “국토부 공무원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아직도 ‘잘못했다’는 반성을 하지 않는다. 김해신공항이 문제는 있지만 보완이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보완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부산대 정헌영(도시공학과) 교수는 “오류를 시인하지 않는 관료들과 이에 힘을 실어주는 김현미 장관의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박인호 상임대표는 “인천공항은 5활주로까지 건설하면서, 호남권까지 1000만 명이 이용할 부울경 신공항에는 끊임없이 비토를 놓으며 ‘식민공항’을 유지하려 한다. 이제는 관문공항을 약속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적당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항 전문가는 “기본계획 자체의 문제가 커 수정·보완에 그치면 안된다. 이를 폐기하고 사전타당성 검토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방식으로 국토부를 설득, 퇴로를 열어주는 게 적절한 모양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염창현 이선정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