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공공기관 공무직 노조 등
- “무기계약 임금 최대 30% 줄어
- 정규직 하위직급 취급도” 반발
- 차별행위 철폐 준법투쟁 예고
- 전문가 “복잡한 노동시장 간과
- 기관·노동자 참여 숙의체 필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정규직이 된 노동자들이 전환 전보다 오히려 임금 격차와 수당 삭감 등 처우가 더욱 열악해졌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 |  |
|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14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직 차별 폐지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민주노총 부산본부 산하 두리발노조 등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종사자들은 14일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직 차별 폐지와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부산시설공단 소속 장애인 이동수단인 두리발 종사자를 비롯, 광안대교 요금징수원 등 일부 공무직은 전환 이전보다 최대 30%가량 임금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부산지역 공무직은 지난 2월 기준 5110명 정도로 추산된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종전 공무직이 2637명, 최근 전환자가 부산시와 자치단체 1373명, 공사·공단·출연기관 1003명 등 2473명이다.
정부와 부산시가 차별 해소 계획 없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정규직 하위직급’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기관별로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30~50% 정도였고, 식대·명절휴가비·복지포인트 등 처우도 달랐다. 또 수도검침원 등 방문노동자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비대면 사업 확장으로 인력 충원이 절실하지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위험수당 미지급은 대표적인 차별 행위로 꼽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과 2016년 ‘공무원과 같은 부서, 같은 업무 환경에서 일하는 공무직에만 위험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계자는 “무늬만이 아닌 제대로 된 공무직 노동자로서 차별 해소 및 권리 쟁취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후 임금 감소 등 처우 악화를 주장하는 건 전국 14개 공항에서 일하는 보안검색 직원도 마찬가지다. 이들 직원은 지난 1월 1일 자로 한국공항공사가 출자한 자회사 항공보안파트너스 소속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됐다. 하지만 용역업체 소속일 때와 비교해 오히려 임금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강도도 여전하다고 말한다. 전국공항노동조합 보안본부 관계자는 “임금 체계가 달라져 한 달 급여가 많게는 50만 원까지 줄었다. 게다가 신생 자회사가 겪는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해지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노사는 1월부터 8차례에 걸쳐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14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가 참여하는 노사협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노조는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준법 투쟁을 벌일 계획이어서 향후 노사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갈등과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새로운 난관을 맞자 전문가는 해결책의 하나로 여러 당사자가 참여하는 숙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권혁 교수는 “인천국제공항 직고용 사태를 계기로 한국 노동시장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단선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있다. 이제라도 정규직, 비정규직, 공공기관 모두가 참여해 논의하는 기구를 만들어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희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