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인공조명으로 인한 민원이 급격히 늘자 ‘빛 공해’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부산 전 지역을 용도지역에 따라 4개 관리구역으로 나누고, 구역별로 인공조명의 빛 밝기를 다르게 적용하는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시는 지자체별 구청장·군수 의견 청취,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명환경관리구역’은 현행법상 빛 공해가 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시장이 지정할 수 있다. 부산의 조명환경관리구역은 제1종(자연녹지지역, 보전녹지지역), 제2종(생산녹지지역, 1종을 제외한 자연녹지지역), 제3종(주거지역), 제4종(상업지역, 공업지역)으로 구분하고 밝기는 1종 구역에서 4종 구역으로 갈수록 밝아진다.
이번 방안은 시민 수면장애나 생태계 교란 등을 일으키는 인공조명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로등·보안등과 같은 조명은 충분하게 제공하고, 지나친 광고나 장식 조명은 제한하는 게 목적이다. 시에 따르면 2016년 199건에 그쳤던 빛 공해 관련 민원은 지난해 565건으로 늘었다. 공간조명(도로조명·공원등)으로 인한 민원이 8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광고조명(16%)과 장식조명(2%)이 뒤를 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수면방해(46%)가 가장 많았으며, 생활불편(22%) 눈부심(14%) 기타(농작물 피해 등·18%)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번 지정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빛공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 부산지역에 설치된 조명의 35%가량이 빛 허용기준을 초과(국제신문 지난 4월 23일 자 8면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좁은 골목길을 중심으로 주거지가 밀집한 원도심 지역이 빛공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 광주 등은 이미 조명환경관리구역 지침이 시행되고 있다”며 “수면장애 등 시민 불편을 줄이고, 과도한 조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의 부작용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시에 따라 내년 7월 15일부터 새롭게 설치되는 가로등 간판 등 야외 인공조명은 생활환경과 조명의 종류에 따라 빛 밝기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이미 설치된 인공조명에는 3년(2024년까지)의 유예기간을 둔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