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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13> 합천 가회면 장대마을

동아리로 하나된 마을, 버섯 특산품 키워 부농의 꿈 ‘쑥쑥’

  • 이민용 기자
  •  |   입력 : 2020-06-28 19:23:43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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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안길 확장 등 해묵은 갈등
- 트로트 장구·문해교실·제빵 등
- 문화 활동 통한 화합으로 해결
- 영농에 지친 주민 활기 되찾아

- 소득 사업 송화고 버섯 재배
- 43명 참여 영농조합법인 설립
- 강정·빵 등 다양한 제품 개발
- 공동 목욕탕 리모델링 지원도

- 카페·도요지 등 사업 추진해
- 명품마을 위상 드높일 계획

경남 합천군 가회면에 있는 장대마을은 문화동아리 활동과 마을기업을 접목, 명품마을 반열에 오른 곳이다.
   
경남 합천군 장대마을 주민이 문화동아리 활동의 하나인 ‘트로트장구’를 배우고 있다. 합천군 제공
이 마을의 문화동아리 활동은 마을의 10년 숙원을 1년 만에 해결할 정도로, 주민 간 유대를 두텁게 했다. 합천지역에서도 오지에 속해 마을경제를 견인할 자원이 없었지만, 송화고버섯을 특산물로 마을기업을 설립해 마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남 합천군 가회면에 있는 장대마을 전경. 합천군 제공
합천읍 소재지에서 진주시로 이어지는 국도 24호선을 따라 삼가면에 도착한 뒤 오른쪽 가회면 방면 지방군도 60호선을 따라 8㎞ 정도를 가면 나지막한 구릉지 아래 옹기종기 둘러앉은 마을이 장대마을이다.

28일 찾은 장대마을은 ‘문화동아리 으뜸마을’을 자랑하듯 마을 초입부터 담장마다 그려진 벽화들이 외지인을 반긴다. 장대마을은 주민 94명 중 절반 정도가 50~64세로 타지역보다 중·장년층이 두터운 편이다. 장대마을의 성공적인 문화동아리 활동 역시 이 같은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이 마을 허우선 이장의 설명이다.

■문화동아리 활동으로 주민 화합

   
문화동아리 활동의 하나인 문해교실에 배움의 열기가 가득하다.
장대마을의 문화동아리 활동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와 지자체의 농촌문화 활성화 정책에 따라 주민 42명으로 구성된 ‘행복울림공동체’라는 문화동아리를 만들면서 장대마을의 변화가 시작됐다. 매월 4회 이상의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영농에 지친 주민의 얼굴에 웃음이 돌았고, 소원했던 이웃과의 유대도 깊어졌다. 프로그램 역시 주민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트로트 장구’가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이후에는 글쓰기(성인 문해교실), 장대마을 문화달력 만들기, 제과제빵·특별식 만들기 등 매년 다양한 문화동아리 활동으로 채워졌다. 문화동아리 활동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로까지 이어졌다. 행복울림 공동체는 매년 지역 요양원 2곳을 방문하고, 저소득 어르신 40가구를 2회 이상 방문, 문화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빵과 음식을 전달하며 기부활동과 자선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문화동아리 활동은 마을의 숙원을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장대마을은 10년 전 마을 안길 확·포장을 놓고 주민간 갈등이 시작됐다. 너비 2.5m에 불과한 좁은 마을 안길은 농기계와 자동차의 잦은 접촉사고를 일으켰고, 명절과 마을 행사 때는 주차된 차를 빼달라는 요구에 주민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다반사였다. 합천군이 마을 진입도로와 마을주차장 확장사업을 추진했지만, 6년이 지나도록 사업 예정지에 땅을 가진 주민이 토지수용을 거부하면서 갈등은 이웃 간 대화단절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행복울림 공동체’가 결성된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공동체 활동을 통해 이웃과 마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는 대화의 장이 열리고 원만한 협의로 이어졌다. 이렇게 마을의 숙원사업이었던 마을 주차장 조성과 마을 안길 확장 문제는 문화동아리 활동 1년 만에 모두 해결했다.

■송화고버섯으로 부자 마을 꿈

   
마을공동소득사업으로 추진한 송화고버섯재배단지 전경.
공동체 활동을 통한 주민간 끈끈한 유대도 경제적 여건이 따르지 않으면 연속성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마을은 화합을 다져가는 동시에 침체한 마을 경제에 눈을 돌렸다.

먼저 장대마을은 합천군의 명품마을사업에 참여해 마을공동소득사업으로 송화고버섯 재배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송화고버섯은 백화고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버섯의 갓은 백화고를 닮았고, 대는 송이버섯을 닮아 향긋한 향과 담백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마을주민은 황매산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고부가가치 농산물인 송화고버섯을 ‘대표 품목’으로 선택하고, 2017년 주민 43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황매산 장대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버섯하우스 2동과 가공식품 공장 1동을 운영중이며, 송화고버섯 외에 건조 송화고 버섯, 송화고 버섯가루, 송화고 버섯강정, 송화고 버섯빵 등 다양한 특산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마을기업이 초창기 단계여서 어려움이 많지만, 마을기업은 설립의 목적을 잊지 않았다. 황매산 장대영농조합법인은 수익에서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을공동기금으로 적립한다. 이 가운데 조합법인이 시작한 첫 마을 지원사업은 마을공동목욕탕이다. 장대마을에는 1998년에 지어진 공동목욕탕이 있다. 이 목욕탕은 11월부터 5월까지 운영되지만, 시설이 낡은 데다 유류대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영이 되지 않는 날이 많았다. 이런 마을공동목욕탕 ‘운영난’에 마을기업이 나선 것이다. 연간 목욕탕 운영에 드는 유류대금을 책임지는 한편, 15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목욕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불과 3년의 문화동아리 활동으로 장대마을은 문화·경제력 견인에 성공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에 장대마을은 5년 내 마을 현안 사업으로 마을기업의 매출 증대를 비롯해 ▷90년 역사 나락 보관소의 마을 카페로 탈바꿈 ▷제과·제빵 체험프로그램 운영 ▷장대 도요지 콘텐츠를 활용한 도자기 체험프로그램 운영 ▷트로트 장구 이웃 마을 나눔 기부활동 등으로 명품마을의 위상을 드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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